화려한 스타 ‘씁쓸한 이면’
충무로 스타인 배우 A는 올해 개봉한 영화 출연료로 8억원을 받았다. 흥행 성적에 따라 런닝 개런티를 받는데, 작품이 ‘대박’이 나 10억원 이상 벌었을 것이란 게 영화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반면 올 상반기 개봉한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 B는 낮 촬영 기준으로 시간당 9,140원을 받았다. 소개업체 수수료 20%를 제외하니 7,310원이 손에 들어왔다. 올해 시간당 최저 임금(6,470원)보다 약 800원을 더 번 셈이다. 영화 ‘늑대인간’에서 배우 송중기의 늑대 연기 스승으로 유명한 배우 이준혁은 단역 때 연봉이 100만원이었다. 그는 말똥 치우기 등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배우와 가수 등 연예인들의 수입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 90%는 월 소득이 50만원 수준에 그친 반면, 상위 1%는 한해 평균 20억원을 넘게 벌었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박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배우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1만5,870명이었다. 이들의 연평균 수입(세전)은 4,200만원이었다.
하지만 수입 쏠림 현상이 심각해 배우들 대부분은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소득을 거두고 있었다. 수입 상위 1%인 158명은 연평균 20억800만원을 벌었다. 상위 1%의 총 수입은 3,173억원으로 전체 수입(6,708억원)의 47.3%를 차지했다. 상위 10%(1,587명) 평균 수입은 3억6,700만원으로, 이들의 수입은 전체 연예인 수입의 86.8%였다.
반면 나머지 90%(1만4,283명)의 연평균 수입은 620만원으로 한달 평균 52만원에 그쳤다. 상위 1% 배우의 연평균 수입과 하위 90%의 격차가 무려 324배에 달하는 셈이다.
가수나 모델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가수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4,667명으로 이들의 연평균 수입은 8,100만원이었다. 가수 수입 상위 1%인 46명은 연평균 42억6,400만원을 벌었다. 가수 상위 1%의 총 수입은 1,961억원으로 전체 수입(3,774억원)의 51.9%에 달했다. 반면 하위 90%는 연평균 수입이 870만원으로, 한달 평균 72만원에 불과했다. 모델 역시 하위 90%는 연평균 수입이 270만원에 머물렀다.
연예인 성별 소득격차도 확인됐다. 남자 배우의 연평균 수입은 4,700만원으로, 여배우(3,700만원)보다 1,000만원 더 많았다. 남성 가수의 연평균 수입도 여성 가수(4,000만원)보다 2.8배 많은 1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모델의 경우 여성 모델의 수입(1,200만원)이 남성(1,000만원)보다 소폭 많았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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