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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법인 설립 15주년 … 빅2 비중 줄이고 신흥시장 공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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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법인 설립 15주년 … 빅2 비중 줄이고 신흥시장 공략 나선다

입력
2017.10.18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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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충칭공장 생산기념식이 열린 지난 7월19일 정의선(오른쪽) 현대차 부회장이 장궈칭(가운데) 충칭시장과 함께 충칭공장에서 시범생산한 현지전략 소형차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중국 충칭공장 생산기념식이 열린 지난 7월19일 정의선(오른쪽) 현대차 부회장이 장궈칭(가운데) 충칭시장과 함께 충칭공장에서 시범생산한 현지전략 소형차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2002년 10월 18일, 현대자동차는 중국합작법인 베이징현대차를 출범했다. 한국 완성차의 첫 중국 진출이자, 현대차 세계시장 공략의 시발점이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는 중국 누적 생산량 900만대를 달성했고, 연간 485만대를 해외에 공급하는 글로벌 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샴페인을 터트릴 분위기가 아니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시장에서 영향력 축소가 심상치 않아서다. 신흥국 업체의 저가자동차와 독일ㆍ일본 등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에서 낀 샌드위치 신세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현대차는 브랜드 고급화와 함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판매 전략 재편에 나서고 있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베이징현대차 설립 15주년인 18일이 공교롭게도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공산당 전국대표회의가 시작되는 날이어서 특별한 행사는 갖지 않고 다음 달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현대차는 2002년 베이징기차와 지분을 반반씩 투자하며 베이징현대차를 설립해 2003년 연간 3만대 생산 규모를 갖추면서 첫발을 내디딘 이후 지난 7월 완공한 충칭(重慶) 공장을 포함해 5개 현지 공장이 가동되면서 연간 180만대 생산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현대차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9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2%나 급감한 48만9,340대(현지 공장 생산 기준)로 떨어졌다. 중국 진출 이후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과 함께 빅(Big)2 시장인 미국에서도 판매가 줄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누적 판매량은 26만5,486대로 11.8% 감소했다.

미ㆍ중 시장 판매 감소로 인해 현대차는 올해 해외에서 전년보다 12.5% 감소한 201만2,224대(해외공장 생산 기준) 판매에 그쳐, 목표치(333만대) 달성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해외시장 판매를 만회하기 위해 프로모션 강화 등 총력전에 들어서겠지만, 수익성 전환을 위해선 미ㆍ중에 판매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시장 재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비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 미국 내 생산을 기존 국내 미국수출 물량(2016년 기준 33만대)정도로 높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동시에, 미ㆍ중 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 시장 공략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인도다. 세계 5위 시장인 인도에서 현대차는 지난달 월간 최다판매(5만28대)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인구 13억명에 달하는 시장이지만, 자동차 보급대수가 중국의 3분의 1수준인 30만대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인도 현지매체에선 현대차가 현지 특화 신차 개발 등을 위해 500억루피(약 8,770억원)의 신규 투자에 나선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동남아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베트남 자동차업체 탄콩과 절반씩 총 900억원을 출자해 상용차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미 탄콩에 승용차 조립생산ㆍ판매를 위탁해오다가 올 2월 승용차 합작법인(HTMV)을 세워 공동 운영 중이다. 내년부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 간 자동차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베트남 공장은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품질 고급화를 통한 이익률 높이기는 현대차 풀어야 할 궁극적 과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 등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판매량은 많지만, 고가차 판매가 부진해 실적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제대로 된 가격을 받는 고급화 전략과 수소차 등 미래 차 양산체계를 얼마나 빨리 실현하느냐가 현대차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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