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차 중국 공산당대회 개막(18일)을 앞두고 베이징(北京)의 경계수위가 최고 수준으로 격상됐다. 지하철과 기차역, 공항 등지의 안전검사가 대폭 강화된 것은 물론 술집ㆍ클럽 운영과 소규모 스포츠 활동, 물품 택배 등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17일 지하철을 타기 위해 역 바깥에 길게 줄지어 선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베이징시 보안당국이 전날부터 25일까지 안전검사 수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출ㆍ퇴근 시간에 지하철역이 북새통을 이룬 것이다. 실제 승객들은 역에 들어가기 전 수하물 검사에 이어 엑스레이 안전검사 게이트를 통과한 뒤 안전요원으로부터 신체검색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지하철 탑승을 위한 대기시간이 길게는 2시간 가까이 걸리고 있다.
베이징 시내 중심가에는 붉은색 완장을 찬 보안요원들이 대로변에 줄지어 배치됐고, 당대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앞 톈안먼(天安門)광장에는 무장경찰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또 인근 싼리툰(三里屯)의 유명 술집과 클럽들은 당국의 권고로 지난 16일부터 열흘간 장기휴업에 들어갔다. 당대회 대표단이 묵는 베이징호텔 등도 출입구마다 안전검사 초소가 설치됐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 당대회 기간 중 상업적 활동 중단을 이유로 소규모 스포츠센터도 문을 닫는가 하면 건물 내부를 수리하거나 이사를 나가고 들어오는 것도 사실상 금지됐다. 액체ㆍ분말 등의 화물 배송이 제한되면서 자동차 엔진오일 교체가 불가능해진 경우도 있고, 베이징 주변에서 재배된 과일ㆍ채소 등의 반입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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