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정부군이 북부 키르쿠크주 주요 지역을 쿠르드군으로부터 사실상 모두 탈환했다. 요충지를 잃은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독립 염원이 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뉴욕타임스(NTY) 등은 이라크군이 북부 유전지대인 키르쿠크주로 진격한지 약 하루만에 사실상 모든 주요 지역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키르쿠크는 KRG의 자치권이 공인된 곳은 아니지만, 쿠르드계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데다 KRG가 누리는 원유 수익의 절반 가량이 이곳에서 나와 쿠르드 독립을 위해 경제적으로 무척 중요한 곳이다. KRG는 또한 자체 군조직 페슈메르가를 투입해 2014년 중반 이 지역에서 급격히 세력을 확장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공세를 이라크군을 대신해 막아냈다.
하지만 페슈메르가가 3년 가까이 지켜온 이곳에 전날 이라크 정부군의 탱크가 진군하면서 이제 KRG 깃발 대신 이라크 국기가 펄럭인다. 산발적 교전이 일어난 지 불과 하루만에 발생한 일이다. KRG의 통치에 반발해 온 이 지역 투르크멘ㆍ아랍계 소수민족은 이라크군의 진격을 환영하고 있는 반면, 쿠르드계 민간인 수천명은 이라크 북부로 피신하고 있다.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과 그가 속한 KRG 집권 정파 쿠르드민주당(KDP)은 진격하는 이라크군을 향해 전쟁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으나, 실제 군사 충돌 확률은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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