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이후 24년 만에 국회 연설
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1박2일로 확정됐다. 내달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에서 일본과 중국을 각각 2박3일 방문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일정이다. 일각의 ‘코리아패싱’ 논란을 감안해 국빈방문(state visit)으로 의전 격식을 높이고 일정에 내실을 기하며 절충점을 찾았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는 미국 측과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방한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내달 7일 오전 도착해 8일 오후 출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원만한 항공일정과 국빈방한 행사의 의전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일정(내달 5~7일)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내달 6일 저녁 늦게라도 방한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밤늦게 도착할 경우 의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1박2일 일정에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한ㆍ방일 일정을 비교한 한국 홀대 논란은 여전하다. 당장 주미 한국대사관에 대한 국감장에서 ‘1박 국빈방문’을 둘러싼 코리아패싱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본에 도착하는 날이 일요일이라 공식 일정을 수행하는 시간은 한일 양국이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기간 논란을 감안해 국빈방문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빈방문에 대해선 “대통령 임기 중 대통령 명의로 공식 초청에 의해 국가별 1회에 한해 가능한 방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 손님으로 예우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빈의 격에 따라서 ▦국빈방문 ▦공식방문(official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사적방문(private visit)으로 나뉘는 데 이중 국빈방문이 가장 격식이 높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들르는 한ㆍ중ㆍ일 3국 중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정책연설을 하는 유일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미국 대통령 중 일곱 번째이자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연설 이후 24년 만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공식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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