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는 1130억원 안팎
페이스북이 2012년 인수한 ‘인스타그램’을 이을 차세대 핵심 서비스로 익명 설문조사 메신저를 낙점했다.
17일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미국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 미드나잇랩이 개발한 익명 설문조사 응용 소프트웨어(앱) ‘tbh’를 인수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만 서비스 되고 있는 tbh는 “당신을 가장 웃게 하는 사람은?” “시인이 될 것 같은 친구는?”과 같은 긍정적인 질문과 함께 보기를 제시하면, 질문을 받은 친구들이 익명으로 답하는 무료 모바일 메신저다. tbh는 ‘솔직히 말하자면’이라는 뜻의 ‘To be honest’를 줄인 말이다.
tbh는 지난 8월 정식 출시된 이후 다운로드 500만건을 넘어섰으며, 현재 하루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사람(일 활성 이용자)은 250만명이 넘는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 인수가는 비공개지만, 1억달러(약 1,13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tbh 인수는 10, 20대를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 세계 앱 시장은 일 활성 이용자 수 기준으로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페이스북(1위), 왓츠앱 메신저(2위), 페이스북 메신저(4위), 인스타그램(5위)이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지만, 젊은 층이 스냅챗 등 경쟁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는 게 페이스북의 고민거리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5~2016년 미국 10대 가입자의 페이스북 이탈 비율은 1.2%였고, 2016∼2017년에는 3.4%로 확대됐다.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할 때처럼 tbh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초반에 사들이는 전략을 택함으로써 스냅챗에 넘어갈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분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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