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후보자 천거 받아
진보 색채 짙어질 가능성 커
‘김명수 코트(전원합의체)’는 진보 성향으로 바뀔까.
대법원은 “내년 1월 2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김용덕ㆍ박보영 대법관 후임 대법관 제청 대상자를 17일부터 열흘간 천거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첫 인사권 행사여서 앞으로 6년간 단행될 김명수호(號)의 인사를 평가할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추천 대상은 판ㆍ검사, 변호사 등 20년 이상 법조 경력을 갖춘 45세 이상이어야 한다. 대법원은 천거된 인물 가운데 심사에 동의한 대상자 명단과 이들의 학력, 주요 경력, 재산, 병역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해 검증한다. 이후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대상자 가운데 3, 4배수 후보군을 추천하면 김 대법원장은 이들 중 2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을 하게 된다.
진보 색채가 뚜렷한 김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두 대법관 후보자는 ‘김명수 코트’ 무게 중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판단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용덕ㆍ박보영 대법관을 포함해 내년에만 무려 대법관 6명이 교체되는데, 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원 13명(법원행정처장 제외) 중 절반에 가깝다. 내년 8월에는 고영한ㆍ김창석ㆍ김신 대법관이, 11월에는 법원행정처장을 맡고 있는 김소영 대법관이 퇴임한다.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을 주로 논의하는 전원합의체 구성이 달라지면, 그 동안 ‘획일화’ 지적이 제기돼온 대법원 판단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명수호에서는 엘리트 법관 출신에서 벗어나 학자나 변호사, 여성이 대법관으로 많이 발탁되면서 차츰 진보색채가 짙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 동안 대법관 후보자는 ‘서울대 출신 50대 남성 법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26일 취임사에서도 대법관 다양화를 예고했다. 그는 “대법원은 최종심이자 법률심으로서 사회의 규범적 가치기준을 제시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법원 판결에 다양한 가치가 투영될 수 있도록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는 새 대법관 후보로 차병직ㆍ김선수ㆍ여훈구 변호사와 지원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형두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 노정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추천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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