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제안공모 공급 토지 지침 위반에도 허가
땅 값 헐 값 공급 의혹까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건설청)이 상업용지 분양 과정에서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사업제안공모(특화) 방식으로 싼 값에 용지를 분양한 것은 물론, 사업자가 공모지침을 위반했는데도 허가해줬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해찬 국회의원은 건설청이 특화 방식으로 방축천(1-5생활권)과 어반아트리움(2-4생활권) 상업용지를 공급한 뒤 공모지침과 다른 상업시설 설계변경을 허용해 특화 방식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특화 방식 토지 공급은 건설청이 행정도시의 전체적인 경관ㆍ미관, 건축물 품격을 고려하고, 도시 디자인을 향상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공모나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이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토지를 매각하며, 공모계약 이행 사후관리까지 한다.
하지만 이 의원은 해당 사업자가 공개 입찰과 비교할 때 최대 50% 가량 상업용지를 싼값에 공급받은 효과를 봤다고 꼬집었다. 1-5생활권 P1블록과 2-4생활권 P3블록은 각각 예정가격의 111%인 1,458억원, 128%인 2,481억원에 낙찰됐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2014년 행정도시 상업용지 평균 낙찰률(207.5%ㆍ6,801억원)에 비해 총 2,835억원 낮은 금액으로 민간 건설사에 분양한 것으로 봤다.
건설청은 이 뿐만 아니라 해당 상업용지를 분양 받은 사업자가 공모 지침을 위반하거나 건축계획을 변경했는데도 이를 허가해줬다.
방축천 P1블록의 경우 공모안에선 상가건물 3동을 독립 신축하는 것으로 했지만, 사업자가 세 동의 건물에 지붕식 연결통로를 두는 것으로 변경했고, 건설청은 이를 허가해줬다. 사업자는 이도 모자라 지붕식 연결통로에 상가를 조성해 분양하려고까지 했다. 건설청은 사업자가 설계변경을 통해 추가한 지붕식 연결통로 상가 분양 홍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해 중지토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해당 건설사인 휴가건설 측은 “1년 반쯤 전 분양대행업체에서 상가 지붕 연결통로 상가 분양을 포함한 내용의 리플렛을 제작해 홍보한 것”이라며 “휴가건설에선 이를 사전에 미처 확인하지 못해 빚어진 일로, 약간의 책임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실제 분양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공모지침 상 ‘방축천 디자인 향상 방안’을 위반해 당초 공모안과 전혀 다른 건축물로 계획을 변경해 공모지침을 위반했지만 건설청은 이를 허용했다”며 “이는 공모의 의미가 상실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반아트리움 P3블록도 건축계획이 변경돼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공모안에선 수익성이 높은 상업시설(근린, 판매) 비율이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였지만, 최종 건축 허가된 내용을 확인해 보니 73%로 훌쩍 뛰었다. 수익성이 없는 운동시설과 오피스텔은 없어지고, 문화시설이 축소된 반면, 상가는 훨씬 많아진 것이다. 이를 통해 사업자는 당초 공모안보다 상가를 많이 분양해 많은 이득을 볼 수밖에 없는 ‘특혜성 허가안’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행정도시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와 관련, 지난 8일 방축천 P1블록 사업자에게 공모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사업협약 해제를 통보하는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이 의원은 “부당 행위에 대해 건설청은 사업자에게 원상회복 조치토록 하고, 변경 절차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 문책하는 한편, 사업제안공모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청 관계자는 “상업용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특화 디자인을 해야 해 건축비 부담, 관리 등의 측면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해명했다. 공모 지침 위반에 대해선 “공모 지침 상 큰 틀에서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다만 “어반아트리움 P3블록의 경우 상업시설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은 미쳐 파악하지 못했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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