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주중대사는 16일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으로 야기된 동북아시아의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중 양국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데 대해 중국 측도 공감하고 있다”면서 “중국 측과의 대화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사는 이날 부임 후 베이징(北京) 주재 특파원단과의 첫 오찬 간담회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본질적으로 변한 건 아니지만 중국은 북핵 문제에 따른 최대 피해자가 중국과 한국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사는 이어 “중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막겠다고 자신하며 우리와 미국에 얘기했다”면서 “6차 핵실험 얼마 전까지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사드 갈등을 비롯한 최근의 한중관계와 관련, 노 대사는 “1992년 수교 이래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처럼 갈등관계에 놓였던 적이 없었다”면서 “현재 한중 간의 갈등은 다소 과하다고 생각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풀지 못할 일도 아닌데 왜 여기까지 왔는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입장은 입장이고 현실은 현실”이라며 “사드에 대한 한중 양국의 생각과 판단은 서로 푸는 쪽으로 가야지 여기서 더 불을 지르는 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사는 이어 “양국 국민 사이에 적대적 감정이 확산되지 않도록 지도층과 언론이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결국은 명동과 제주도에 유커(遊客: 중국인 관광객)가 넘쳐나고 한류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상층 간의 합의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중국 인민들의 마음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사는 한중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에 대해 “지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할 때 상호 조율된 시기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이 방중하는 것으로 이미 얘기됐다”고 전했다. 또 내달 베트남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한중 정상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자주 보면 좋은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바둑에 조예가 깊은 노 대사는 다음달 중국 프로바둑 기사 창하오(常昊) 9단과 짝을 맞춰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ㆍ이창호 9단과 맞붙는 한중 친선 페어 바둑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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