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한 83.8%의 확률을 잡았다.
다저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ㆍ7전4승제) 2차전에서 9회말에 터진 저스틴 터너(33)의 끝내기 3점포에 힘입어 시카고 컵스를 4-1로 꺾었다.
이로써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쓸어 담은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 3연승 포함 포스트시즌 5연승을 질주하며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꿈에 바짝 다가섰다. 메이저리그 역대 7전4승제 포스트시즌에서 첫 두 경기를 이긴 팀이 시리즈에서 승리한 확률은 83.8%에 달한다.
2차전은 ‘터너 타임’이 지배했다. 이 표현은 터너가 꼭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쳐준다며 생겼는데, 이날 어김없이 폭발했다. 터너는 1-1로 맞선 9회말 2사 1ㆍ2루에서 볼 카운트 1볼에서 상대 투수 존 래키의 2구째 시속 148㎞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작렬했다.
다저스 타자가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것은 1988년 10월16일 오클랜드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터뜨린 커크 깁슨 이후 터너가 처음이다. 그 해 다저스는 우승했다. 공교롭게도 29년 전 그날과 같은 날짜에 홈런을 쏘아 올린 터너는 “정말 놀랍다”며 “네 살 때 할머니 댁에서 그 경기를 봤는데, 깁슨의 홈런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 득점을 모두 책임졌다.
2014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무명 선수였던 터너는 백업에서 시작해 2015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151경기에서 타율 0.275 27홈런 90타점으로 활약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6,400만달러(721억2,800만원)에 다저스와 재계약 했다. 올 시즌엔 130경기에 나가 타율 0.322 21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2013년 뉴욕 메츠에서 전천후 내야수로 86경기를 뛰며 타율 0.280으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허슬 플레이’(과감하고 투지넘치는 플레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방출 당한 설움을 다저스에서 모두 풀었다.
다저스는 1-1 팽팽한 균형이 이어진 9회말 선두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브라이언 던싱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보내기 번트로 푸이그를 2루에 보낸 다저스는 대타 카일 파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크리스 테일러가 바뀐 투수 래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다. 터너는 자신에게 기회가 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한 방에 경기를 끝냈다. 컵스로선 래키가 테일리와 승부하지 못한 것이 결국 치명타가 됐다.
양 팀 선발은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일찍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다저스 선발 리치 힐은 4회까지 삼진 7개를 솎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으나 5회초 에디슨 러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뒤 5회 말 타석에서 교체됐다.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2.57에 빛나는 컵스의 베테랑 좌완 존 레스터도 5회를 버티지 못했다. 5회말 선두타자 찰리 컬버슨에게 좌월 2루타를 내준 레스터는 2사에서 터너에게 우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레스터는 이후 코디 벨린저에게 볼넷을 내준 뒤 칼 에드워즈 주니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5회 1점씩을 주고받은 두 팀의 싸움은 불펜 싸움으로 넘어갔고, 결국 컵스 불펜진이 9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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