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흔적을 찾을 수조차 없는 암초 속에 숨어 있다 밤이 되면 활동을 시작해 ‘고독한 동물’로 알려져 있던 문어. 학명도 우울, 침울하다는 뜻을 지닌 옥토푸스 테트리쿠스(Octopus tetricus)인데요. 그런데 최근 문어가 사회적 동물이라는 단서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2012년 미국 일리노이대 스테파니 챈슬러 박사 연구팀은 호주 남동쪽 저비스만 인근에서 문어 15마리가 모여 사는 군집마을을 발견했습니다. 문어 마을이 발견된 것은 두 번째로, 이번에 발견한 마을은 2009년 최초로 발견한 곳에서 불과 수 백 미터 떨어진 곳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낮 동안 조개껍데기, 가리비, 인간의 낚시 미끼 등으로 정교하게 건축된 마을에서 군집 생활을 했대요. 침대 같은 장소 세 곳에서 사이 좋게 쉬다가 밤이 되면 사냥을 떠났다고 하네요.
연구팀은 문어가 천적인 수염상어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군집생활을 한다고 추정합니다. 동굴 속 똘똘 뭉친 문어들이 수염상어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간혹 한 문어가 집단에서 쫓겨나는 일도 있었는데 이것으로 문어의 사회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돌고래 같은 다른 무리동물에서도 발견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챈슬러 교수는 추가 연구를 통해 문어의 집단생활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고독한 동물이라는 오해를 벗은 문어. 문어의 생태계에 대해 또 어떤 사실이 밝혀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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