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인 에어아시아 그룹의 토니 페르난데스(53) 회장이 한국인 여성과 2년여에 걸친 열애 끝에 결혼했다.
16일 일간 더스타 등 말레이시아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회장은 지난 14일 프랑스 남부 해안의 코트다쥐르에서 클로에란 이름의 한국 출신 여성과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클로에의 한국 이름과 성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둘은 청첩장에조차 ‘토니와 클로에’라고만 적는 등 신부의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서는 30대 초반 여배우로 설명됐으나 에어아시아 승무원 출신 인물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혼식에는 가족 및 친지와 에어아시아 그룹 고위 임원, 페르난데스 회장이 설립자 겸 이사회장인 튠 그룹 관계자, 말레이시아 정치계 인사 등 약 150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하객 중에는 무사 히탐 전 말레이시아 부총리와 라피다 아지즈 전 통상산업부 장관 등도 포함돼 있었다. 피로연에선 미국과 영국, 한국 출신의 유명 가수들이 축하공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7년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LSE)를 졸업한 페르난데스 회장은 2001년 파산 위기에 처했던 말레이시아 국영항공사 에어아시아를 인수했다. 그는 에어아시아가 지고 있던 4,000만링깃(약 106억원) 상당의 빚을 떠안는 조건으로 단돈 1링깃(약 267원)에 에어아시아의 경영권을 획득했으며, 당시 에어아시아의 자산은 보잉 737 여객기 두 대가 전부였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주택담보 대출을 받는 등 거의 전재산을 에어아시아 인수에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파산을 전망했으나, 페르난데스 회장은 비효율적인 관행을 혁파하고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해 항공료를 낮추는 전략으로 이후 10년만에 에어아시아를 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로 키워냈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는 올해 초 페르난데스 회장의 개인 재산이 3억4,500만 달러(약 3,888억원)로 말레이시아 자산가 중 37위라고 평가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