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튼튼하고 굳건”, “정부 경제정책 자신감 가져라”
김정숙 여사 옷차림 등에 대응하며 소모적 정쟁 차단
청와대가 추석 이후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추석 전 ‘코리아 패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면합의’ 우려 등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맞서 적극적인 공세 전환에 나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감 있는 행보와 긍정적인 단어 사용으로 정쟁(政爭)이 확산하거나 국민 불안이 야기되는 것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추석연휴 직후인 10일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북핵 위기가 발목을 잡는 가운데에서도 우리 경제 기초는 아주 튼튼하고 굳건하다”며 “새 정부 경제 정책 기조와 성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임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수출이 551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으로 기록했다는 등 구체적 경제 수치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을 향해서도 “성장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데 사명감과 자신감을 가져 달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자신감’, ‘사명감’ 등을 언급한 데는 일각의 ‘제2의 IMF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미 외교ㆍ안보 분야에서 ‘코리아 패싱’ ‘한미 엇박자’ 등 네거티브 용어에 시달린 새 정부가 민생에 직결되는 경제 분야마저 부정적 프레임에 갇혀선 안 된다고 판단인 셈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IMF는 우리 경제 성장률이 3%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하고 수출도 최고 상태인데, 일부에서는 경제 위기론을 조성하고 있다”며 “시장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국민들도 불안해할 수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찰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제1 야당 대표의 의혹 제기가 공박으로 흐르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 제대로 설명 드리라”고 말했다. 야당 수장에 예의를 갖추면서도, 소모적인 정치 공방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워낙 예의를 중요시 여기는 분인 만큼 제1야당 대표가 정치 사찰을 걱정하는 데 명료히 설명해 드리라고 한 것”이라며 “새 정부는 정치 사찰 같은 건 전혀 안 한다는 메시지도 깔려 있지 않겠냐”고 했다.
김정숙 여사에 대한 네거티브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는 9일 페이스북에 “유쾌한 정숙씨가 어떤 자리에 어떤 옷을 입는지, 해외 방문 시 영부인으로서 옷을 통해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는지, 알뜰한 패션 팁도 알아봤다”며 김정숙 여사의 패션을 소개하는 ‘카드 뉴스’를 올렸다. 명목은 패션 팁 소개지만 앞서 정미홍 전 아나운서 등 극우 보수인사들이 김정숙 여사의 옷차림을 두고 과도하게 비난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청와대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원래 새 청와대의 기조가 낮은 자세로 국민, 의회와 소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는 심리전 요소가 강한데 국민적 자신감이 필요한 시기에 국론 분열과 정쟁 조성을 차단하려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