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가 북한에 자국 대사를 주재시키지 않기로 했다. 지난 6, 7월 북한으로부터의 수입도 ‘무실적’을 기록하는 등 양국 관계는 사실상 단교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13일 채널뉴스아시아(CNA) 등에 따르면 아만 아니파 말레이 외무장관은 전날 사라왁에서 열린 외교 회의에서 “북한에 대사를 파견할 계획이 없다”며 “말레이시아와 북한 관계의 모든 문제는 베이징 대사관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집 나작 말레이 총리는 지난달 초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시아가 북한 핵의 인질이 돼선 안 된다”며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말레이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이었지만 지난 2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자국에서 화학무기인 VX신경작용제로 암살된 것을 계기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수사과정에서 북한은 김정남 시신 인도 등을 요구하며 자국 내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그 가족을 ‘인질’로 잡는 등 외교적 만행을 저질렀다.
한편, 말레이와 북한의 교역에선 이미 단교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말레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 7월 대북한 수입 실적이 ‘0’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는 지난 5월까지 북한으로부터 2,060만링깃(약 55억원)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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