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들은 해킹이나 일명 몰카 등을 직접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12일 국감에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자기펄스(EMP) 공격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서 송 의원은 북한의 EMP 공격 위험성을 강조했다. EMP 공격은 수백㎞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려 강한 전자기파로 지상의 전기ㆍ전자기기들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송 의원은 “북한이 지난달 3일 6차 핵실험 강행 뒤 핵무기를 이용한 EMP 공격의 위력을 알렸는데 우리는 무방비 상태”라면서 뒤쪽에 있던 여성 보좌관을 불렀다.
보좌관이 가져온 건 스마트폰보다 조금 큰 크기의 EMP 충격기. 송 의원은 “유튜브에서 EMP 충격기 만드는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이건 초급 단계의 EMP 충격기로 추석 연휴 때 우리가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이 자신의 스마트폰 앞에서 EMP 충격기를 가동하자 10여 초 뒤 화면이 일그러지더니 이내 먹통이 됐다. 송 의원은 “이 방에 있는 모든 전자기기들이 영향을 받게 돼 출력을 더 높이지 못했다”며 “핵 폭발이나 낙진보다 초강력 EMP 공격이 더 위험할 수 있는데 비상시 중요한 국가지도통신망중 차폐시설을 갖춘 건 단 한 곳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유영민 과기정통부장관은 “중요한 지적이고, 연말까지 추가로 차폐시설을 갖추는 곳이 있지만 총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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