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일가의 미성년자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가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 받은 ‘기업 집단별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1일 기준 9개 그룹 대기업 총수의 미성년 친족 25명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상장 계열사 11곳, 비상장 계열사 10곳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가치는 지난달 30일 기준 1,032억원에 달했다. 미성년자 1인당 약 41억2,000만원어치의 주식을 가진 셈이다.
그룹별로 보면 미성년 주식 부호는 두산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두산건설ㆍ두산중공업 등 주식을 43억원어치 보유하고 있었다. GS그룹 총수의 미성년 친족 5명도 915억원 상당의 GSㆍGS건설 주식과 비상장 계열사 5곳의 주식을 나눠 갖고 있었다.
LS는 미성년 3명이 40억원 상당의 주식을, 효성은 2명이 32억원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 이밖에 롯데와 하림 등도 미성년 친족들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어치의 계열사 지분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친족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게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총수 일가 입장에서 보면 미성년 친족에게 계열사 지분을 증여할 경우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의 미래 성장을 고려하면 조금이라도 쌀 때 주식을 증여하는 게 증여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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