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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전하다던 경주 방폐장 ‘균열 쩍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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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전하다던 경주 방폐장 ‘균열 쩍쩍’

입력
2017.10.12 14:4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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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시설물 사일로 186개 균열

발견하고도 정밀 점검ㆍ보수 안한채 방치

우원식 “원자력계 안전불감증 보여준 것”

방사성폐기물을 넣은 드럼을 보관하는 사일로 내부. 경주 방폐장에는 높이 50m, 지름 23.6m의 사일로 6개 동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방사성폐기물을 넣은 드럼을 보관하는 사일로 내부. 경주 방폐장에는 높이 50m, 지름 23.6m의 사일로 6개 동이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첫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인 경주 방폐장의 핵심시설물에 균열이 발생했지만 보수 조치나 정밀 점검 없이 방치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 방폐장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흡한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경주 방폐장이 최초 가동된 이후 사일로 6개동의 헌치부에서 186개의 균열이 발생했다. 이중 특별관리가 필요한 허용균열폭(0.15㎜)을 넘어서는 균열도 23개였다. 시설물 관리 주체인 원자력환경공단 측은 이를 인지하고도 보수 조치나 정말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폐장의 핵심시설인 사일로는 방사능폐기물을 보관하는 콘크리트 수직 구조물이다. 130m 지하 암반층에 위치해 있어 내구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데다 입구를 콘크리트로 덮어 폐쇄한 후에는 구조물에 문제가 생겨도 관리가 불가능해 평상시 균열에 대한 치밀한 보수관리가 요구된다. 때문에 방폐장 구조물 점검 매뉴얼에 따라 월 1회 이상 일상점검을 통해 건물 전 구간에 대해 육안 및 검사장비를 이용해 점검하고 결함이 있을 시 조치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 검사는 육안 조사가 가능한 일부 구간에서만 시행됐다는 것이 우 의원실의 주장이다. 공단 측의 점검 기록에 따르면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전체 면적의 6%에 균열이 집중됐고 접근이 힘든 사일로의 돔과 바디 부분에서는 ‘0’건으로 나타났는데 같은 콘크리트 소재 구조물인 점을 감안하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일부 구간에서 문제가 확인됐음에도 나머지 부분에 대한 즉각적인 정밀 조사와 원인 분석을 진행하지 않고 방치해 안전 우려가 크다고 우 의원실은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은 “원자력계는 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이번 경우는 안전문제가 총체적으로 심각한 위험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원자력계에 만연한 안전불감증도 문재인 정부가 해결해야 할 적폐”라고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균열이 발생한 건 사실이지만 구조물 안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미세 균열로 판단해 보수 대신 추적 관찰 중”이라며 “오는 12월 3년 주기로 실시하는 정기점검을 통해 이상 여부를 자세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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