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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리뷰]‘희생부활자’, 스릴러부터 모성애까지 다 되는 김해숙의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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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리뷰]‘희생부활자’, 스릴러부터 모성애까지 다 되는 김해숙의 장르

입력
2017.10.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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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부활자'가 개봉했다. 쇼박스 제공
'희생부활자'가 개봉했다. 쇼박스 제공

김해숙으로 시작해 김해숙으로 끝난다. 영화 ‘희생부활자’는 김해숙이 맡은 엄마 명숙이 죽는 장면으로 시작하며 그가 맺어준 결말에 의해 마무리 된다. 김해숙은 때로는 가장 무서운 존재로 때로는 가장 슬픈 존재가 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희생부활자’는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곽경택 감독은 생전 아들밖에 몰랐던 엄마가 살아 돌아와서 아들을 죽이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영화는 초반 김해숙의 액션신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김해숙은 오토바이에 매달려 끌려가는 장면을 소화해내며 강렬한 오프닝을 선사한다. 중견배우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은 분명 다른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에 놀라움을 자아낸다.

김해숙이 열연한 RV(희생 부활자)는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영화 ‘희생부활자’ 안에서 창조해낸 가상의 존재다. 이런 RV를 김해숙은 좀비와 귀신 사이 또는 정신이상자의 모습처럼 표현해내며 실제의 이야기인 것처럼 현실성 있게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신선한 이야기이기에 우선 예비 관객의 이목을 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판타지는 신선한 소재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가 중요하다. RV는 억울하게 죽었을 경우 복수를 하기 위해 다시 나타난다. 재밌는 점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고 하는 RV로 나타난 사람이 있는 반면, 또 다른 주인공 아들 진홍(김래원 분)은 수사권을 가지고 법을 이용해 가해자에게 공적인 벌을 주는 검사라는 것이다. 인간들 사이에서 처벌하지 못한 벌을 신이 대신 심판을 하는 듯한 모습은 ‘개인적 복수가 정당한가’란 문제부터 ‘진실이 가려지는 세상에서 공권력을 믿는 것이 현명한 일인가’ 등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희생부활자'가 개봉했다. 쇼박스 제공
'희생부활자'가 개봉했다. 쇼박스 제공

그러나 RV라는 새로운 소재의 힘만을 너무 믿은 까닭일까. 생전 처음 보는 소재이지만 영화의 흐름과 결말은 어디서 본 듯하다. 당초 ‘부활’이라는 제목으로 준비됐던 이 작품은 ‘희생’이란 글자가 덧붙여졌다. 여기서 희생이란 어머니의 모성애를 뜻하는 것으로, ‘희생부활자’는 신선한 소재와 충격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부한 모성애로 마무리 되고 만다. 이는 ‘용두사미’의 모습으로 볼 수밖에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또 영화의 대부분이 아들 진홍과 경찰인 수현(전혜진 분)이 사건을 풀어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의문을 계속 쌓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에 의문이 풀리는데 그 결과가 속 시원하지 않아 허무함을 자아낸다.

다만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모성애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따뜻한 느낌이 아니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엄마가 어떤 일까지 할 수 있을까. 이 지점을 김해숙은 광기어린 연기로 선보이며 스릴러가 가져야 할 섬뜩함을 온전히 표현해 냈다.

아들 김래원은 냉정한 검사이면서도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아들의 얼굴을 하고 있다. 연약한 그의 모습은 일반적인 우리네 자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연민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누나 역을 맡은 장영남은 반쯤 미쳐버린 캐릭터로서 짧지만 큰 인상을 남긴다. 국정원이자 영화의 내레이터인 성동일은 생각보다 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특히 그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집중해서 들을 필요가 있다. 12일 개봉.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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