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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교회는 성소수자 문제에 귀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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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교회는 성소수자 문제에 귀기울였다”

입력
2017.10.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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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신승민 목사

‘동성애를 어떻게 포용했나’

加 최대 교회가 낸 冊 번역

지난해 4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최로 열린 김조광수 토크콘서트에 기독교 단체 소속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4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주최로 열린 김조광수 토크콘서트에 기독교 단체 소속원들이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캐나다연합교회 쪽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 당시 대표들 대부분이 동성애에 부정적이거나 동성애자를 만나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최근 동성애 문제는 기독교계의 가장 큰 이슈다. 가장 규모가 크다는 예장통합은 성소수자 당사자는 물론, 그들과 연대하는 이들의 신학교 입학 등을 전면 금지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때문에 교계의 반대가 극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다르다. 성소수자에 문제에 대해 대안을 생각해보려 한다. 최근 출간된 ‘온전한 포용을 향해’는 이런 NCCK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온전한 포용을 향해’는 NCCK가 신승민 목사를 통해 번역한 90여쪽 분량의 소책자다. 200만 신도를 보유한 캐나다 최대 교회인 캐나다연합교회가 2014년 내놓은 책이다. 캐나다연합교회는 1988년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을 교회에서 포용하겠다고 결정했고, 2003년에는 동성결혼까지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는 어떤 노력을 했고, 내부에서 어떤 충돌이 있었는지를 담담하게 기록해 뒀다.

신승민 목사
신승민 목사

교회 내 보수적인 이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일반 신도들은 “그런 건 나하고 무관한 일”이라며 느슨한 태도를 보였다. 반전의 계기는 만남, 경청, 대화였다. 성소수자 문제를 결정짓기 전 캐나다연합교회 총회 대표들이 동성애자들의 고백을 진지하게 경청한 것이다.

신 목사는 “동성애자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된 과정, 이를 부인하면서 겪게 된 갖가지 상처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였을 때 오히려 교회에서 내버려지는 과정 등에 대한 진솔한 고백을 새벽 4시까지, 있는 그대로 다 들은 뒤 교회가 성소수자를 포용하자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것으로 ‘해피 엔딩’인 것도 아니다. 1988년 결정 이후 일시적으로 교인이 감소하기도 했고, 지금도 여전히 반대하는 이들이 많다. 신 목사는 “현재 대략 40% 정도는 확실히 포용하자는 쪽이지만, 나머지 60%는 약하게라도 반대하거나 관망하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면서 “동성애 문제는 교회가 계속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NCCK는 2013년 동성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를 지난해 4월 초대해 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으나 반동성애 단체들의 항의로 중단된 적이 있다. 신 목사는 “교회 입장에서 동성애가 쉽지 않은 이슈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동성애자뿐 아니라 반동성애를 주장하시는 분들도 모시고 그 분들의 목소리도 차분하게 들어 보는 자리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캐나다연합교회의 동성애 수용 과정을 기록한 소책자 '온전한 포용을 향해'(오른쪽)와 동성애 문제를 다루는 2015년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
캐나다연합교회의 동성애 수용 과정을 기록한 소책자 '온전한 포용을 향해'(오른쪽)와 동성애 문제를 다루는 2015년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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