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여자부 감독들은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과 지난해 최하위 한국도로공사를 새 시즌 우승후보로 꼽았다.
11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7~18시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6개 팀 감독들은 ‘어느 팀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일제히 기업은행과 도로공사를 지목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팀인 IBK기업은행은 김사니(은퇴),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남지연(흥국생명)이 팀을 떠났지만 FA(자유계약선수)를 통해서 김수지, 염혜선을 영입해 착실하게 공백을 메웠다. 지난 시즌 최하위 한국도로공사는 FA시장 최대어로 분류되던 박정아를 영입하는데 성공하면서 단숨에 우승권으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검증된 이바나를 붙잡아 약점을 메웠다.
경계대상이 된 두 팀 감독들 역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다들 우리를 우승후보라고 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빠지는 선수 구성은 아니다. 하나로 잘 엮어서 올해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우리를 꼽아주셔서 감사하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우리가 우승하겠다”고 재치 있는 답변을 선보였다.
나머지 4개팀 감독들은 객관적 열세를 인정하면서도 패기를 잃지 않았다. 박미희 흥국생명감독은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며 “다른 팀들이 ‘흥국생명과 하기 싫다’고 생각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객관적인 평가에서 우리가 밑에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스포츠는 약간 떨어지는 팀이 이겨야 제 맛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뒤집고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10년 IBK기업은행 창단멤버로 만나 3차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합작하다가 이제는 적으로 만나게 된 김희진(IBK기업은행)과 박정아(도로공사)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희진은 “정아가 자기만의 뜻이 있어서 팀을 옮긴 것이라 생각한다. 그 결정을 존중한다”며 “벌써 서로를 안지 10년이 넘었는데 동료 이상의 존재였다. 새 팀으로 가서도 잘 했으면 좋겠다”고 축복했다. 그러면서 “그냥 네트를 앞두고 만나면 웃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그는 “우승을 위해 도로공사로 왔다”고 포부를 밝힌 뒤 “이젠 적으로 만나면서 다른 팀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겨야 한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14일 막을 올리는 여자부 V리그는 팀 당 30경기를 치러 상위 3개팀이 포스트시즌을 통해 최종순위를 가리게 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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