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성관계 제안했다” 신고
B경위 “억울하다” 범행 사실상 부인
대전지역 현직 경찰이 데이트 폭력 사건 처리 과정에서 알게 된 피해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해당 경찰관을 대기발령하고, 수사에 나섰다.
11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사건을 처리하며 알게 된 A(31ㆍ여)씨를 성폭행하려 한 혐의(강간 미수)로 대전동부경찰서 모 파출소 소속 B(58) 경위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B경위는 이날 오전 0시 50분쯤 A씨의 집에서 A씨를 성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하며 위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파출소 순찰팀장인 B경위는 지난 8월 관내 데이트폭력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A씨를 알게 된 뒤 계속 연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자신의 사건을 잘 처리해줘 고맙다며 B경위에게 저녁식사를 먹자고 제안해 이른바 번개로 만나 술과 저녁식사를 한 뒤 B씨 집으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A씨가 B경위에게 고마운 마음에 선물을 하고 싶지만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때문에 여의치 않으니 식사를 하자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경위가 집에서 은밀한 신체 부위를 만지고, 입을 맞추려 했고, 성관계를 하자고 해 거부하니 위력을 행사해 112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112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A씨의 휴대전화를 B경위가 빼앗으려 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B경위는 “(A씨에게) 엮인 것으로 억울하다. 경찰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B경위를 지구대로 임의 동행했지만 술에 많이 취해 조사가 어려워 집으로 돌려보내고 대기 발령했다”며 “12일 B경위를 소환해 성폭행 혐의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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