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현주엽 감독/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막상 제 일이 되니 쉽지 않네요.”
1990년대 농구대잔치 스타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린 현주엽(42) 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창원 LG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현 감독은 처음 지휘봉을 잡은 소감을 밝히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2017-2018시즌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가 11일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현주엽 감독은 “(3년 전) 이상민(45ㆍ서울 삼성) 감독한테 ‘첫 시즌에는 마음을 비워라’, ‘눈높이를 낮추라’고 말해줬는데 이제 내 일이 되니 그게 쉽지 않다. 힘들게 고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매직히포’ 현주엽과 ‘오빠 부대의 원조’ 이상민은 90년대 전성기였던 대학농구에서 함께 뛰며 최고 인기를 누렸다. 휘문고-고려대 출신의 현주엽이 고교 1년 선배 서장훈(43ㆍ전 연세대)을 전담 마크하며 센터 포지션에서 뛰던 장면도 농구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라이벌 연세대의 이상민은 호리호리하면서도 날렵한 몸놀림으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상민은 현주엽보다 앞선 2014-2015시즌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첫 시즌에는 11승43패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이듬해부터 5위-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현 감독은 선배이자 라이벌인 이 감독이 첫 시즌 고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제 현 감독도 같은 길을 걸으며 새롭게 넘을 문턱이 생겼다.
현승엽 감독(왼쪽),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사진=OSEN
초보 사령탑인 현 감독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 감독은 2012년부터 두 시즌 동안 삼성 코치를 지냈다. 감독에 오르기 전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단계를 밟았다. 반면 현주엽 감독은 해설위원 경력이 전부다. 은퇴 후 지도자 경험이 없다.
현 감독은 이날 우려와 호기심 어린 시선들을 재치를 섞어 슬기롭게 대처했다. 그는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입담도 빛났다. 2012-2013시즌부터 LG 주축으로 활약하다 지난 시즌 부산 KT로 이적한 김영환에게 “이적 후 유독 LG와 경기에서 독하게 마음 먹고 뛰는 것 같다.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냐”고 농담조로 말했다. 긴장감이 감돌던 행사장에 일순간 웃음이 터졌다.
올 시즌 현 감독이 새롭게 추구하는 LG의 모습은 ‘팀 플레이’다. 그는 “그동안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편하고 화려한 것만 하려 했다”고 지적하며 “궂은 일이나 팀 플레이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LG는 2014-2015시즌 정규리그 5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이듬해부터 두 시즌 동안은 8위에 그쳤다.
감독으로서 농구 인생 2막을 시작한다. 현 감독은 “다행히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을 해줘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 고맙다”고 자신을 믿고 따라주는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LG는 개막 첫 날인 14일 오후 5시 고양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과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현 감독은 이날 스타팅 멤버에 대해 “조성민(34)이 컨디션이 안 올라오고 있어 스타팅에 넣을 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참석한 감독들은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전주 KCC를 가장 많이 꼽았다. KCC가 5표, 서울 SK가 4명(1명은 KCC-SK 동시 지목), 인천 전자랜드가 2표를 얻었다. 이번 시즌 공식 개막전은 14일 오후 3시 열리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삼성의 경기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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