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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패망 직전 한중일 갈등 ‘요리’로 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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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패망 직전 한중일 갈등 ‘요리’로 풀어내다

입력
2017.10.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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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현 작가 소설 ‘칼과 혀’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

11일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권정현 작가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다산북스 제공
11일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권정현 작가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다산북스 제공

“글을 계속 쓸 수 있도록 하는 힘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11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권정현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수상작인 권 작가의 ‘칼과 혀’는 1945년 일제 패망 직전 만주를 배경으로 관동군 사령관 모리, 비밀자경단원이자 요리사인 중국인 첸, 위안부에서 벗어나 첸의 아내가 된 조선인 길순 3인의 엇갈리는 관계를 다룬 작품이다. 요리를 매개로 벌어지는, 일종의 한중일 삼국지다. 일제 군국주의 비판은 물론, 인간과 미의 본질을 다룬다.

작품 구상 단계에서 권 작가의 출발점은 안중근 의사였다. 그는 “식민지 통치의 원흉을 (총으로) 쏘아 죽이면서도 마지막에는 ‘동양평화론’ 같은 화합론을 주장하는 게 의아했다”면서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는 힘이 결국은 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사람의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시대를 비춰 볼 프리즘으로 ‘요리’를 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권 작가는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존재하지만 혀에 닿고 삼켜지는 순간 요리의 맛도 향도 다 사라져 버린다”면서 “증오 역시 비워진 한 그릇의 접시처럼 사랑만 남고 사라져 버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2년 단편소설 ‘수’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한 권정현 작가는 2016년 단편 ‘골목에 대한 어떤 오마주’로 제8회 현진건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지호 인턴기자(성균관대 경영학 4)

권정현 작가가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다산북스 제공
권정현 작가가 혼불문학상 수상작 ‘칼과 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다산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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