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도해 조성한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가 정작 농수산업에 투자하는 비율은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업정책보험금융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에는 2010년부터 올 9월까지 총 9,425억원(정부 5,317억원ㆍ민간 4,108억원)의 투자금이 모였다.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는 정부가 농림수산식품경영체에 투자할 목적으로 설립된 투자조합이나 사모투자전문회사에 출자하기 위해 출범했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가 투자한 전체 429개 사업 중 ‘농업’과 ‘수산업’은 32개로 전체의 8.3%에 불과했다. 자료에는 농업기계ㆍ농자재ㆍ농업바이오산업 등에 투자했다는 ‘농업 관련 사업’도 74건(15.8%)이나 됐지만, 실제로 농업기계 관련 직접 투자는 한 건도 없었고 대부분 비료나 사료와 간접적으로만 연관된 투자였다.
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진 사업 분야는 ‘식품산업’(28.9%)이었다. 대부분 커피, 프렌차이즈, 건강기능식품, 유통업 등 사실상 농수산업과 관련 없는 분야였다. 펀드의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한 ‘비농업 분야’(14.6%)도 대부분 전자, 반도체, 화장품, 의료기기 사업 등 농수산업과 아예 무관한 사업이 선정됐고, 심지어 연예기획사 투자까지 포함됐다.
박 의원은 “정부가 농어업인을 위한 사업은 뒤로 한 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통, 제조업에만 집중했다”고 꼬집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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