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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펀드 적립금, 청년창업펀드에 사용… 관치펀드 재활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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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희망펀드 적립금, 청년창업펀드에 사용… 관치펀드 재활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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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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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비참한 말로를 맞은 ‘관치펀드’들도 애초 취지 자체는 좋았다. 지금도 적지 않은 자금을 갖고 있는 펀드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비슷한 성격의 펀드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시킬 것을 주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존의 관 주도 펀드 가운데 현 정부의 정책 목표와 부합하는 것이 있다면 새롭게 전환하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문재인 정부가 8,7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통해 조성키로 한 청년창업펀드에 비슷한 성격의 청년희망펀드나 청년창업지원펀드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 하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삼세번 재기지원펀드와 4차 산업혁명 펀드에는 기존 동반성장기금 재원을 활용할 수 있다.

기존 펀드 재활용이 어렵다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국고로 환수시켜야 한다는 의견(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도 있다. 청년희망펀드처럼 펀드 운용을 재단이 맡는 경우, 재단 이사회의 사업 계획을 정부 주무부처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민간이 낸 기부금 자체는 재단 소유이기 때문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사용처를 지정할 수는 없다. 때문에 결국 재단을 해체하고 펀드를 국고로 편입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정책성 펀드를 만들더라도 운영만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옮겨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993년 이스라엘에서 정부와 민간이 4대 6으로 지분을 출자해 조성한 ‘요즈마 펀드’ 같은 성공 사례는 아직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 이 펀드는 민관이 리스크를 공동 부담하되 수익이 발생하면 민간 기업에 정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2억달러로 시작해 주로 이스라엘 첨단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자금이 투자됐다. 상당수 펀드가 100% 넘는 수익률을 올렸고, 10년만에 40억달러(4조5,000억원)로 성장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스라엘도 처음엔 정부 주도의 펀드를 많이 만들었지만 계속 실패하다가 시장의 판단에 맡기면서 성공했다”며 “공공성도 좋지만 시장의 흐름을 믿고 정부는 보조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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