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분열 위기 고조
김무성, 보수 통합 의지 안 꺾어
박인숙 의원도 전대 출사표

바른정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11ㆍ13 새 대표 선출을 앞두고 김무성 의원 등 일부의 탈당 가능성이 예견되면서다. 자강파의 중심인 유승민 의원은 김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했지만 뜻을 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바른정당에 따르면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유 의원은 9일 김 의원과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초대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을 만나 2시간 30분가량 만찬 회동을 했다. 바른정당은 김영우ㆍ이종구ㆍ황영철 의원 등 3선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3선 의원들과 ‘보수우파통합추진위원회’ 결성을 준비하는 등 통합파의 반기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들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2차 모임을 예고했다.
유 의원은 만찬 회동에서 특히 통합파의 구심인 김 의원에게 “지난해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하고 올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내세운 명분을 생각해보라”며 “그때와 상황이 달라진 것이 있느냐”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시키면 통합의 명분은 충분하다”며 “더구나 지금은 안보 위기로 보수가 뭉쳐야 할 때”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시점으로 예상됐던 10월 중순에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의 당적 정리 문제를 당내 논의에 부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의원은 추석 연휴 기간 통합파로 알려진 의원들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뜻이 강경해 설득에 역부족인 의원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안팎에서는 전대 전 강경 통합파인 7명 안팎의 의원들이 탈당해 한국당에 입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정양석 황영철 홍철호 의원 등이 통합파로 꼽힌다. 자강파인 한 의원은 “탈당을 감행한다면 보수의 2차 분열이라는 비난을 뒤집어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5ㆍ9 대선 직전 김성태ㆍ김학용ㆍ장제원 의원 등 의원 13명이 한국당에 복당했을 때도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김무성 의원은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보수가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인 안보가 위중한 때이니 뭉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 외에 친박 핵심의 청산을 병행하지 않을 경우엔 통합파 내에서도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일부 의원들이 실제 탈당한다면, 바른정당 전대는 자강파만의 경선으로 치러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출마 선언을 한 유승민 의원에 이어 이날은 박인숙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 의원은 “보수 통합의 첫걸음은 바로 바른정당이 더욱 강해져 보수의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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