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결책을 우선시하면서도 군사적 대응에 대한 준비를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폭풍 전의 고요’, ‘(북한에 대해) 단 한 가지만 효과가 있을 것’등 군사행동을 강력하게 암시한 이후 나온 매티스 장관의 첫 공개발언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북한의 노선을 돌리기 위한 외교적 노력으로 주로 경제적 제재를 하고 있다”면서도 “육군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대통령이 미군을 배치하는 군사적 개입을 선택할 가능성에 확실히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엔 안보리가 도대체 몇 번이나 만장일치로 대북제재를 결정한 적이 있느냐”며 최근 외교적 압박의 성과를 거론한 뒤 “국제사회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미 육군은 그래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티스 장관은 연설에서 미군의 한국전쟁 당시 실패 사례가 실린 T.R 페렌바크의 저서 ‘이런 전쟁’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연설 후 한국에서 또 다른 전쟁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자 “내가 이 책을 한 번 더 읽으라고 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군사옵션을 선택할 경우를 대비해 충분히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매티스 장관은 또한 “(현재) 국제 정세는 내가 복무해온 40여년 중 가장 복잡하고 힘든 시기”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도 같은 자리에서 ‘위험이 없는 군사옵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을 공격한다면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뒤 “좋고, 쉽고, 위험부담이 없는 (군사적)옵션은 없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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