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ㆍ홍보비 등에 주로 쓰여
국내 사립대학들이 입학금 대부분을 입학과 무관한 업무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대학들의 입학금 수입이 정작 엉뚱한 곳에 쓰인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정부의 입학금 인하 및 폐지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10일 발표한 전국 4년제 사립대 입학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입학 관련 부서 운영비 지출은 전체 입학금 중 14.2%에 불과했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달 전국 4년제 사립대 156곳 중 조사에 응한 80곳의 입학금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정부가 사립대의 입학금 사용 내역을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입학금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부분은 운영비(입학 외 일반사용)로 전체 금액의 33.4%에 달했다. 입학금의 3분의 1이 학생 입학과는 관계 없는 업무에 사용됐다는 뜻이다. 신ㆍ편입생 장학금(20%)과 홍보비(14.3%), 학생지원경비(8.7%), 행사비(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학생지원경비에는 신입생들의 진로ㆍ적성검사, 행사비에는 입학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입학과 관련된 비용이 포함됐다는 게 교육부 측 설명이다.
이들 80개 대학의 입학금 평균 수입은 9억9,710만원이었다. 학생 1인당 평균 입학금은 66만5,900원이었다. 지방의 A사립대의 경우 올해 거둔 입학금만 40억 원에 달했지만 입학 관련 부서 운영비로 쓴 돈은 8억171만원(19.6)%에 그쳤다.
교육부는 오는 13일 전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소속 대학의 기획처장 2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입학금 관련 입장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 절차에 실제 사용되지 않는 비용 징수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점을 사립대가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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