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공공의 적’이 된 이유
1vs5.
전북 현대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상위스플릿의 ‘공공의 적’이 됐다. 클래식은 12팀이 33경기씩 펼친 뒤 1~6위는 상위, 7~12위는 하위로 그룹을 나눠 팀 별로 5경기씩 더 치르는 방식이다. 상위그룹 1~6위는 전북(이하 승점 65), 제주 유나이티드(59), 울산 현대(59), 수원 삼성(53), FC서울(53), 강원FC(46) 순이다.
선두 전북은 2,3위 제주, 울산에 두 경기 차로 앞서 있어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하다. 선두 다툼이 싱겁게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14일부터 시작하는 상위스플릿 경기는 다섯 팀이 ‘연합전선’을 형성해 전북을 협공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상위스플릿 6팀 감독이 참석한 미디어데이가 1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는데 전북 우승을 저지할 가능성이 그나마 가장 높은 조성환(47) 제주 감독은 “K리그가 마지막까지 관심을 받으려면 우승 경쟁이 재미있어야 할 텐데 나머지 팀들이 전북을 잘 견제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6명의 사령탑들은 각자 팀의 유니폼을 입고 왔는데 조 감독의 등 번호가 특이하게 100번이었다. 그는 “상위스플릿에서 전북과 승점 6점 차이는 사실 굉장히 크다. 꼭 이 격차를 좁혀서 시즌을 100점짜리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으로 등번호를 이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15일 상위스플릿 첫 라운드에서 전북과 맞붙는 황선홍(49) 서울 감독도 “우리가 스타트를 잘 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도훈(47) 울산 감독 역시 “전북과 승점 6점이 아니라 7점 차이가 난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울산은 제주와 마찬가지로 전북에 승점 6점 뒤지지만 전체 득점이 전북(62골)에 비해 크게 모자란 39골이다. 승점이 동률이면 다득점을 따지기 때문에 전북과 승점이 같아지는 건 울산에게 별로 의미가 없다. 울산은 올 시즌 전북과 3번 싸워 1승2패를 기록 중인데 김 감독은 “전북을 한번 이겼는데 그 기분을 또 느끼고 싶다. 전북을 누르니 (언론)기사도 평소보다 많이 나오더라”고 웃었다. 농담 속에도 승리를 향한 의지가 들어 있었다.
올 시즌 전북을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서정원(48) 수원 감독, 박효진(45) 강원 감독대행도 “전북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은 건 분명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최강희(58) 전북 감독은 여유가 넘쳤다. 그는 “우리가 K리그 흥행을 망치고 있는 것 같다. 전북을 보는 프로축구 관계자들 눈빛이 안 좋다”고 미소 지은 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 공세는 견뎌야 한다”고 개의치 않아 했다. 얼마 전 최연소ㆍ최단 기간 프로통산 200승을 기록을 세운 최 감독은 “203승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전북은 앞으로 3승만 보태면 자력 우승을 확정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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