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올 가을을 뜨겁게 장식한 ‘공룡군단’의 엔진은 덩치에 비해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NC의 마력은 대단했다. 정규리그 4위로 와일드카드전에서 SK를 꺾고 올라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와 싸우고 있다.
NC는 저비용 고효율의 야구의 대명사가 됐다. 2017년 연봉 총액이 10개 구단 중 9위(60억7,100만원), 등록 선수도 가장 적은 48인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스몰마켓 구단인 오클랜드가 2002년 20연승 바람을 일으켜 유행한 저비용 고효율의 ‘머니볼’이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신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올 시즌 첫 선을 보인 외국인 선수들도 합리적인 성적을 냈다. 지난해 160만 달러(약 18억2,000만원)에 계약한 선발 제프 맨쉽(32)은 21경기에서 12승4패 평균자책점 3.67 등을 거뒀고 내야수 재비어 스크럭스(30ㆍ7억9,500만원)는 타율 0.300(131안타 35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97을 기록하며 대표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20ㆍ좌완)와 장현식(22ㆍ우완)도 경제적이었다. 연봉 5,700만원을 받는 구창모는 7승 10패, 6,400만원의 장현식은 9승 9패를 거두며 팀 마운드를 책임졌다.
이에 힘입은 NC는 정규시즌 79승 3무 62패, 팀 타율 3위(0.293), 평균자책점 4위(4.71)로 몸값 대비 좋은 성과를 얻었다는 평을 받았다.
반면 한화는 최고 ‘부자 구단’이었음에도 반전은 없었다. 한화는 올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연봉 총액 105억500만원으로 100억원이 넘는 유일한 구단이지만 정규시즌 61승 2무 81패로 8위에 그치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2007년이다. 가을잔치가 남의 얘기가 된 건 올해로 10년째다.
‘몸값이 아깝다’는 혹평이 쏟아진 배경이다. 부자 구단 내에서도 최고 대우를 받는 김태균(35)은 KBO리그 전체 연봉 2위로 16억원을 받지만 후반기 부상으로 주축을 이탈하며 전력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올 시즌 86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을 세우며 ‘김출루’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94경기에서 홈런은 17개에 그쳐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팀 내 연봉 2위 구원 정우람(32ㆍ12억원)도 6승 4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팀의 승패 마진을 줄이기는 어려웠다. 후반기 로사리오, 송광민, 이성열 등 주축 타자들과 외인 투수 비야누에바와 오간도 등 총 11명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워 전력 손실도 컸다.
‘돈이 곧 성적’이란 공식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도 있다. 전년 대비 연봉 인상률 1위(38.8%) KIA는 올 시즌 내내 선두를 유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올 시즌 한화 다음으로 많은 연봉 총액 96억8,400만원에 소속 선수 역시 가장 많은 57명이다. 이들이 모여 기대에 부응하는 최고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 삼성에서 이적한 최형우(34)는 4년 총액 100억원에 초대박 계약을 맺어 홈런 26개를 쏘고 OPS 1.026으로 아깝지 않은 활약을 했다. 롯데 역시 올 시즌 30.8%를 올린 연봉 총액 90억5,200만원이다.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야구의 도시‘ 부산을 들썩이게 했다. 올 시즌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게 된 이대호(35)는 KBO리그 선수 전체 연봉 1위(25억원)에 빛나는 기량을 뽐냈다. 142경기에서 대부분 4번 타자로 활약하며 홈런 34개를 뽑아냈다. 111타점을 올리며 타율 0.320(173안타)로 팀을 가을로 이끌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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