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맨쉽(왼쪽), 롯데 송승준/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NC 맨쉽(32)과 롯데 송승준(37)이 가을 무대에서 격돌한다. 팀 승리와 함께 자존심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NC와 롯데는 11일 마산 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3차전 선발로 각각 맨쉽과 송승준을 예고했다. 팀의 운명을 쥔 등판이다. NC와 롯데는 이번 시리즈에서 1승1패를 주고 받았다. '3승'을 먼저 따내야 하는 상황에서 3차전의 승리는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선발 투수로 나서는 맨쉽과 송승준의 어깨에 준PO 향방이 걸린 셈이다.
무게감에서는 맨쉽이 앞선다. 맨쉽은 올해 21경기 12승4패 평균자책점 3.67로 안정감을 보였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투구를 펼친 것에 비해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롯데를 상대로는 3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롯데 중심타자 최준석(34)을 9타수 무안타로 봉쇄하는 등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승준도 올 시즌 롯데 마운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30경기에 등판해 11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4.21을 기록했다. NC전에는 구원으로만 2차례 나와 5이닝을 소화하면서 승패 없이 1홀드 2실점 평균자책점 3.60을 올렸다. 롯데는 베테랑 송승준이 노련한 피칭으로 NC를 제압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팀의 운명을 쥔 두 투수에게는 환하게 웃지 못했던 가을 무대의 기억을 새로 써야한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첫 포스트시즌을 맞은 맨쉽은 지난 5일 열린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선발 등판해 NC 가을야구의 문을 열었다.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섰지만, 내용은 다소 아쉬웠다. 그는 SK 타선을 상대로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를 맞는 등 4이닝 3실점에 그쳤다. 이닝 소화도, 위기 관리 능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NC는 조기 투입된 불펜이 5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거두며 준PO행을 결정지었지만, 큰 무대에서 흔들렸던 맨쉽에 대한 아쉬움은 지우지 못했다.
6일 만에 다시 서게 된 선발 마운드에서는 보다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앞서 1차전과 2차전에 각각 선발로 나선 해커(34·7이닝 1실점)와 장현식(22·7이닝 1실점)으로 'NC 선발의 힘'을 보여준 상황에서 맨쉽까지 살아날 경우 팀의 사기도 더 오를 수 있다.
송승준에게 이번 준PO는 '명예회복'의 기회다. 그는 가을야구에서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통산 10경기에 등판해 1승5패 평균자책점 6.63에 그쳤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14승) 기록을 썼던 2010년에도 준PO에서 두산을 만나 2경기 7⅓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송승준은 아쉬웠던 가을야구를 떠올리며 "긴장도 많이 했고, 정규시즌보다 더 잘 던지려다 보니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고 말했다.
더 많은 경험이 쌓인 이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후배들에게도 "평소처럼 하자"는 당부를 거듭하면서 5년 만의 포스트시즌 등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관록'의 송승준이 포스트시즌 악몽을 끊어낸다면 롯데도 승리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부산=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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