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당국이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외래 붉은 불개미가 사멸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붉은 불개미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이 현장을 관찰한 결과 방제과정에서 여왕개미가 다른 개미들과 함께 죽었을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항만 아스팔트 균열 지점에 형성된 개미집의 크기나 범위로 봐서 살아있을 환경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발견된 붉은 불개미의 유전자정보(DNA)를 분석한 결과, 미국에 분포하는 개체군과 동일한 모계의 유전자형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붉은 불개미는 남아메리카에서 서식하다가 1930년대 미국 남부로 번진 뒤 중국, 호주 등으로 확산됐다. 박 본부장은 “미국에 사는 개체군이 제3국을 거쳐 유입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5~9월 사이 부산항 감만부두 4E 블록에서 반입된 컨테이너들(4,500여개)은 중국, 일본, 대만, 미국, 호주,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붉은 불개미가 최초로 발견된 이후 민간과 3차례 합동 조사를 벌였다. 10일 현재까지 부산항 감만부두를 포함해 전국 32개 주요 항만, 경기 의왕시ㆍ경남 양산시 내륙컨테이너기지 2곳에서 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는 않았다.
번식이 가능한 여왕개미는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방제 과정에서 사멸할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 조사에 참여했던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개미 군체가 1,000마리가 안 되는 것으로 보아 여왕개미가 번식을 이제 막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세대 분리 등을 통해 다른 곳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검역당국은 부산항 감만부두는 발견지점 반경 100m 이내 컨테이너는 전량 소독해 반출하고, 바깥 지역은 이날 정오부터 소독 절차 없이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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