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법정'이 시원시원한 전개와 캐릭터로 첫 방송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지난 9일 KBS2 새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극본 정도윤/연출 김영균)은 시대가 낳은 성고문 사건과 현실에 만연한 사내 성추행 사건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특히 상사의 성추행 사건 은폐를 시도하며 지독한 현실에 타협하는 듯하다 막판에 통쾌한 반전 복수를 펼친 독종마녀 검사 마이듬(정려원 분)의 매력이 돋보였다.
'마녀의 법정'은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출세 고속도에서 강제 유턴 당한 검사 마이듬과 의사 가운 대신 법복을 선택한 초임 검사 여진욱(윤현민 분)이 여성아동범죄전담부(이하 여아부)에서 앙숙 콤비로 수사를 펼치며 추악한 현실 범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법정 추리 수사극이다.
20년 전 초등학생 이듬을 홀로 키운 영실(이일화 분)은 희대의 공안형사였던 조갑수(전광렬 분)가 형제공장 여성노조원에게 저지른 성고문 혐의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였다. 영실은 조갑수가 성고문 사실을 시인한 음성이 담긴 증거 테이프를 간직하고 있었다. 영실은 용기를 내 담당검사인 민지숙(김여진 분)과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약소장소에서 조갑수와 마주치게 됐고 이후 행방이 묘연해지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사라진 엄마를 찾아 헤매던 이듬은 시간이 흘러 검사가 됐다. 이듬이 자신의 상사인 오 부장(전배수 분)이 기자를 성추행 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출세와 정의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앞서 자신이 해결한 병역 비리 사건의 브리핑 기회를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선배 검사에게 빼앗긴 이듬은 출세의 지름길인 특수부 발령을 건 오부장의 솔깃한 제안에 그의 사건을 은폐하기로 나섰다.
그러나 오부장이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을 알아챈 이듬은 징계위원회 현장에 깜짝 등장해 사건 발생 날 자신이 본 오부장의 범행을 일목요연하게 폭로하며 반전을 보여줬다. 한 술 더 떠 징계위원회가 끝난 후 오부장과 마주한 이듬은 "야 오수철, 만지지 좀 마"라며 그 동안 자신이 당했던 사내 성추행 피해에 대한 불만을 토해내고 그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통쾌한 명 장면을 탄생시켰다.
오부장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대가로 검찰청의 기피부서 1위로 통하는 여아부로 좌천을 당한 이듬은 그곳에서 자신과 똑같이 물품박스를 든 진욱과 또 다시 마주하면서 만남이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마녀의 법정'은 여성아동성범죄 사건을 집중 조명하며 다른 법정드라마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첫 방송을 통해 현실 여성아동성범죄 사건을 균형 있게 풀어내는 극본과 연출로 향후 전개에 기대를 더했다.
'마녀의 법정' 2회는 10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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