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가의 재테크 한 수] <30>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우리나라의 긴 연휴 동안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쉼 없이 달렸다. 선진국, 신흥국 주식시장은 동반 상승세를 보였는데, 특히 미국 주식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위험자산 강세를 이끌었다. 채권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식시장 강세와 채권금리 상승. 이는 경기가 좋을 때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시간차를 두고 물가가 상승할 거란 기대가 반영되면서 선제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양호한 경제 덕에 소비와 투자는 늘고 기업 이익은 증가한다. 주식시장은 호조를 보인다. 반면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으로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채권 중에서도 고위험 채권들은 높은 이자 수익 덕에 투자할 만하다.
하지만 요즘은 무엇 하나 확실하게 예상할 수 없다. 북ㆍ미 갈등 등 예기치 못한 변수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둘릴 수 있으며, 9월 들어 통화정책의 큰 변화를 시사한 영국만 봐도 예상 외의 정책 전환은 불시에 일어날 수 있다. 투자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쉽게 보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가운데 물가는 안정적인,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의 지속은 투자자들에게 기대와 고민을 동시에 갖게 한다. 위험자산에 소중한 돈을 베팅하기도 겁나고, 좋은 상황을 외면하자니 망설여진다.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이러한 고민에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답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지역ㆍ국가ㆍ자산ㆍ투자전략이 다른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이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위험자산에 6, 안전자산에 4 정도 비율로 투자한다. 일반적인 개별 자산 펀드가 펀드매니저 개인의 역량에 상당히 좌우되는 반면, 이 펀드는 각 운용사에서 설계한 자산배분 모델에 따라 운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전에 소개한 멀티인컴 펀드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산배분펀드는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투자대상 및 자산 비중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멀티인컴 펀드는 국내외 모든 자산에 투자하며 투자대상 또한 선택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자산배분 펀드와 유사하나 시장 상황에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수익을 좇기보다는 안정적이고 고정적인 수입, 즉 ‘인컴(income)’을 얻는 데 더 큰 목표를 둔다. 둘 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지만 자산배분 펀드가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 기회를 좀 더 노린다면, 인컴 펀드는 안정적 인컴 확보를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경기는 양호하지만 이미 많은 자산의 가격이 올랐다. 앞으로 더 기회는 있겠지만 불확실 요인도 만만치 않다. 내 자산의 일부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자산배분 펀드에 담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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