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은 출혈ㆍ통증 등 잇몸 이상 있어도 무시
국민 10명 가운데 7명꼴로 칫솔질할 때 잇몸이나 치아 사이사이를 잘 닦아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예방치과학회와 필립스 소닉케어가 최근 발표한 ‘2017 대한민국 구강 건강 및 양치습관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00명 가운데 75.7%가 본인의 양치습관을 보통 이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 양치할 때 잇몸이나 치아 사이사이까지 제대로 닦는다고 답한 이는 29.1%에 불과했다. 10명 가운데 7명꼴로 양치습관이 잘못됐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500종의 치아 세균은 치아뿐만 아니라 잇몸에도 서식하므로 양치질할 때 치아와 함께 잇몸까지 닦는 게 중요하다. 또 잇몸질환으로 상처가 생기면 이 부위를 통해 입 속 세균이 온몸에 퍼져 각종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 치주질환으로 치료 받은 사람은 1,410만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조사결과 양치할 때 잇몸출혈(66.2%)과 잇몸통증(33.1%) 등 잇몸에 문제가 생겨도 48.3%는 참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잇몸병 예방을 위한 양치법 등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53.9%는 한번도 양치법 교육을 받아보지 않았다.
신승철 대한예방치과학회 회장(단국대 예방치과 명예교수)은 “1952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칫솔이 판매된 이후 양치습관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치아 표면만 닦는 것이 양치질이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잇몸까지 한꺼번에 닦고 관리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대한예방치과학회는 잇몸까지 관리하는 올바른 양치법으로 ①회전법 ②바스법 ③와타나베법 등을 들었다. 우선 회전법은 칫솔모를 잇몸에 밀착해 치아 표면에 원을 그리듯 쓸어 내리는 칫솔질법이다. 치아 바깥면과 안쪽 면을 가장 꼼꼼히 칫솔질하는 방법이라 치아 세균을 없애기에 가장 좋다. 우선 칫솔을 45도 기울인 상태로 치아와 잇몸 사이에 밀착한다. 그리고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손목을 돌려 5~7회 칫솔질한다. 위ㆍ아래 앞니 안쪽은 칫솔을 세워 아래위로 쓸어 준다. 음식물을 씹는 치아 표면은 좌우로 닦으면 된다. 회전법을 사용할 때는 손목을 너무 빨리 돌리면 치아 사이에 칫솔모가 도달하지 못할 수 있어 천천히 해야 한다.
바스법과 와타나베법은 ‘치주포켓’이라 불리는 세균 주머니를 잘 닦을 수 있기에 치주염 예방ㆍ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치주포켓은 잇몸과 치아 사이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틈인데, 틈이 보통 0.1~0.2㎝이지만 잇몸병이 있으면 틈이 더 깊다.
바스법은 칫솔모 끝을 치주포켓에 45도 방향으로 밀착해 10초 동안 앞뒤로 가볍게 흔들어준 뒤 옆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치아 모든 부위를 골고루 마사지한다고 여기면 된다.
와타나베법은 이쑤시개처럼 음식물을 빼내는 효과가 좋다. 우선 칫솔을 연필 쥐듯이 잡아야 한다. 그 후 치아 방향으로 30도 정도 각도로 기울인다. 그런 후 치아와 치아 사이 칫솔모가 들어가도록 상하로 움직이며 닦는다. 윗니를 닦을 때는 칫솔 등 부분이 위로 향한 뒤 칫솔모를 치아와 30도 각도로 해 아래로 8회씩 움직여 닦는다. 아랫니도 윗니와 마찬가지로 치아를 쓸 듯이 안에서 음식물을 씹는 치아면 방향으로 닦는다. 이쑤시개를 사용한다는 느낌으로 칫솔모를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에 밀어 넣으면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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