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이념 '치국이정' 당헌 반영
쑨정차이 제명 반부패 드라이브 지속
시진핑 집권 2기 최고지도부 구성
중국이 11일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를 시작으로 2주간의 권력재편기에 돌입한다. 정점은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지난 5년간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를 무색케 하며 독보적인 지배력을 강화해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사실상 ‘1인 천하’가 본격화하는 시점이 될 전망이다. 베이징(北京) 주변은 5년만에 열리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 그야말로 마오쩌둥(毛澤東)에 버금가는 절대권력을 갖게 될 시 주석의 새 시대를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국경절과 중추절이 겹친 8일간의 슈퍼연휴 기간이 이어졌지만 18기 7중전회 개막 이틀 전인 9일까지 중국 관영매체들은 경쟁적으로 시 주석의 공적에 대한 찬양에 열을 올렸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5년간 시 주석의 연설 내용을 묶은 책 발간 소식을 대서특필하는가 하면 온라인 인민망에 이를 소개하는 특집코너까지 마련했다. 관영 CCTV는 지난 7월 정치다큐멘터리 ‘끝없는 개혁 추진’을 방영한 데 이어 이번 연휴에도 ‘초심을 잃지 말고 전진하자’는 제목의 7부작 특집 프로그램을 황금시간대에 내보냈다. 관영 신화통신도 시 주석의 지난 5년간 지방순시 장면을 회고하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다만 베이징 외교가에선 이번 권력재편기 동안 시 주석의 보다 공고한 권력 장악이 확실한 만큼 차기권력의 향배를 두고 시끌시끌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9일 “5년마다 공산당의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당대회를 앞두고 정치권력의 변화와 관련해 이토록 조용했던 적이 없었다”면서 “시 주석이 군부까지 완전히 장악하면서 사실상 공산당 내부에 그를 견제할 만한 세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당대회는 ‘시진핑 1인 지배체제’를 확인하는 자리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 주석 측은 오히려 권력집중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공산당 당헌인 당장(黨章)에 시 주석의 집권이념인 치국이정(治國理政)의 내용은 반영하되 ‘시진핑’ 이름 석자를 넣을지는 여전히 가능성으로 남겨두고 있다.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수를 5명으로 줄여 시 주석의 지배력을 높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행 7명 체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도 마찬가지다.
중국 공산당은 11일부터 나흘가량 18기 7중전회를 치르며 시 주석 집권 1기를 매듭지은 뒤 18일에 19차 당대회를 시작한다. 특히 18기 7중전회에선 한 때 차기주자로 거론됐던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서기에 대한 제명을 확정함으로써 지난 5년간 시 주석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기반이었던 반부패 드라이브의 성과를 재확인하고 이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당대회에선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를 구성하고 폐막 직후 제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를 통해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선출함으로써 시진핑 집권 2기의 최고지도부를 구성하게 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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