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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반전 급선무 신태용호, 히딩크에게서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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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반전 급선무 신태용호, 히딩크에게서 배워라

입력
2017.10.0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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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가 10일 모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지난 7일 러시아와 평가전 직전 한국 선수단 벤치의 모습. 모스크바=연합뉴스
신태용호가 10일 모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지난 7일 러시아와 평가전 직전 한국 선수단 벤치의 모습. 모스크바=연합뉴스

신태용호가 10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스위스 빌 비엔느 티소 아레나에서 모로코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모로코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56위로 한국(51위)보다 조금 낮지만 지난 7일 한국에 2-4 패배를 안긴 러시아(64위)보다는 높다. 모로코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 C조 5경기(2승3무)에서 9득점 무실점으로 1위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0년 만에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로코전 내용, 결과도 중요하지만 한국은 무엇보다 이 경기를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지금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21세기 들어 가장 비난을 많이 받는 팀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대표팀 경기 후에는 어김없이 온라인상에 조롱 댓글이 달린다. 정해성 전 국가대표 코치는 “선수들도 기사, 댓글 이런 거 안 보겠나. 아주 위축돼 있을 거다. 밖에서 이런 걸 바꿔줄 수 없다. 선수단 내부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털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러시아전 패배 후 아쉬워하는 기성용(왼쪽). 모스크바=연합뉴스
러시아전 패배 후 아쉬워하는 기성용(왼쪽). 모스크바=연합뉴스

아이러니하지만 신 감독은 최근 자신을 ‘곤경‘에 빠뜨렸던 거스 히딩크(71ㆍ네덜란드) 전 대표팀 감독의 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첫 경기를 얼마 앞두고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던 시기에 ‘항명 소동’이 불거져 대표팀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당시 최용수(46ㆍ전FC서울 감독)가 부상 치료를 위해 한동안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는데 ‘히딩크 감독 홀대에 훈련을 거부 한다’는 기사가 나온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노발대발했다. 최용수를 직접 불러 사실이 아님을 확인한 뒤 며칠 뒤 기자회견에서 오보를 쓴 언론사 기자를 향해 그가 쓰고 있는 모자를 직접 손을 뻗어 벗겼다. 자칫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히딩크는 곧바로 기자에게 여러 번 사과했지만 “제대로 확인 없이 쓴 기사는 저급하다. 그런 언론사에는 계속 불쾌함을 드러낼 것”이라며 여운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일월드컵 코칭스태프였던 정 코치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기사가 나온 직후 선수들을 불러 놓고 “바깥에서 우리를 갈라놓으려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목표를 갖고 함께 간다. 신경 쓰지 말라”고 수습했다. 그리고 며칠 동안 선수단 미팅, 식사 때 서빙 직원 외에는 협회 관계자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통제했다. 정 코치는 “조금 과장돼 보이는 일련의 제스처들이 다 의도된 것 같다. 선수들에게 ‘기사나 여론에 난 흔들리지 않는다’ ‘너희를 믿는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고 우리는 큰 동요 없이 이겨냈다”고 기억했다.

대표팀은 이번 유럽 원정 평가전 이후 다음 달 국내 평가전, 12월(동아시안컵), 내년 초 해외 전훈, 내년 3월 마지막 평가전 등 러시아 월드컵 개막(내년 6월 14일) 전까지 모일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제한돼 있다. 분위기 반전할 시간도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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