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담뱃값을 인상한 이후 면세점 담배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담배 매출액은 6,099억원이었다. 이는 정부가 담뱃값을 인상하기 전인 2014년(3,909억원)보다 56.0% 증가한 액수다.
박근혜 정부는 금연 대책의 일환으로 2015년 1월부터 담배 한 갑 기준으로 1,550원이던 각종 세금을 3,318원으로 2배 이상 올렸다. 2,500원이던 담뱃값이 4,500원으로 껑충 뛰면서 흡연자들만 대상으로 한 사실상의 ‘서민 증세’라는 오명도 썼다.
면세점 담배 코너에 줄이 길어진 시기도 이 때부터다. 지난해 면세점에서 팔린 담배는 모두 2억3,930만갑이다. 담뱃값 인상 전인 2014년 판매량(1억6,830만갑)보다 7,100만갑이 더 팔린 셈이다. 올해 1~8월 판매량도 1억5,660만갑으로 이미 2014년 한 해 판매량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영선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무리한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자들의 면세 담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서민들에게 세금만 더 걷어간 담배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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