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ㆍ日ㆍ中 등 10여건 알려져
“포장 열어보니 이미 부푼 상태”
애플 조사 착수 공식입장 내놔
전문가들 “품질 관리상 문제”
이달 말 국내 상륙을 앞둔 ‘아이폰8플러스’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신고되면서 제조사 애플이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처럼 불이 붙은 사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불량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애플도 삼성전자처럼 대규모 교환ㆍ환불 사태를 겪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더 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미국, 일본 등에 출시된 아이폰8플러스의 배터리가 팽창해 본체와 디스플레이 사이가 벌어지는 현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대만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사례만 10여건이다.
지난달 24일 일본의 소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품 상자를 받아 열어보니 이미 부풀어 있었다”는 글과 함께 틈이 벌어진 아이폰8플러스 사진을 게재했다. 중국 광저우에 사는 류모씨도 이달 5일 배송 받은 아이폰8플러스의 제품 상자를 열어 보니 배터리가 이미 부푼 상태였다고 밝혔다. 대만 소비자의 경우 정품 충전기로 충전하던 중 갑자기 제품 사이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애플은 이 문제에 대해 “조사 중”이라는 짧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만 정확히 몇 대의 제품에서 배터리 팽창 현상이 나타났는지, 해당 배터리의 제조사는 어디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갤럭시노트7가 배터리 발화(發火) 문제로 단종된 지 1년 만에 애플 새 제품에서도 배터리 문제가 나타나자 스마트폰 안전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8플러스의 경우 지금까지 공개된 사진 등으로 미뤄 봤을 때 갤럭시노트7와 달리 안전에는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 컨설팅업체 케언에너지리서치어드바이저의 샘 제프 이사는 더 버지에 “팽창은 배터리 발화의 전조증상이긴 하지만 팽창이 실제 발화로 이어질 확률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배터리 전문가인 박철완 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센터장은 “제품을 쓰기도 전 혹은 막 쓰기 시작한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것은 배터리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출시 전 완전히 빠지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대개 제품 품질 관리상 문제라 발화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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