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을 겨냥한 “단 한 가지만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발언은 의미가 분명하며 군사옵션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백악관 고위 보좌진의 발언이 나왔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분명하게 의향을 드러낸 것”이며 “(북한을 향한) 군사 옵션들이 여전히 고려되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 대통령과 정부가 지난 25년간 북한과 대화해 왔고 협약을 맺었으며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협약은 채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위반돼 미국 협상가들을 바보로 만들었다“며 “유감이지만 단 한 가지만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한 가지’가 무엇인지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군사 압박에 방점을 찍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로 미뤄 짐작해 ‘한 가지’를 군사 옵션으로 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옵션을 암시하는 발언에 의회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크리스 머피(코네티컷ㆍ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외교적 수단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해치는 짓이며,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론 존슨(위스콘신ㆍ공화당) 상원의원도 “가능한 군사 옵션은 없다. 그것은 끔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드 리우(캘리포니아ㆍ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가 말하는) 그 단 한 가지가 당신의 사임이냐”고 쏘아붙인 후 “당신의 장군들이 북한을 향해 쓸 좋은 군사옵션은 없다고 조언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적었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 시행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 3함대 소속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 추진 항모전단이 서태평양 지역 등에 배치되기 위해 6일 샌디에이고 기지를 출발, 행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이달 중순 동해상으로 출동해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가 한반도 주변으로 향할 경우 동시에 2개의 항모전단이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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