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범죄도시’는 최근 충무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범죄액션영화이지만, 사건을 들여다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많은 작품에서 형사라는 직업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능력이 부족해 범인을 놓치기 일쑤인 캐릭터로 그리는데 반해 ‘범죄도시’는 영웅 같은 형사가 등장해 정의를 실현한다. 악당보다 더 힘이 센 형사들은 찝찝함을 남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통쾌함을 선사한다.
2004년에 벌어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므로 스토리를 만든 이유를 묻는 건 의미 없다. 다만 이 사건에 접근하고 형사의 영웅적인 면모에 주목했다는 건 분명 세상을 향한 마동석의 긍정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마동석은 주변 형사들의 요청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동석이 과거 운동하던 시절 인연을 맺었던 친구들 중에는 현직 형사들이 많다. 그들은 마동석에게 “영화에서 형사는 왜 비리를 저지르고 왜 일이 다 끝난 다음 등장하냐. 제대로 그려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 마동석은 “실제 좋은 형사가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고 범죄자들에겐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다”라고 형사영화가 숙원사업이었음을 밝히며 이번 영화 VIP 시사회에 형사 150명을 초대한 것도 밝혔다. 마동석은 “다들 진짜 좋아하더라. 뒤풀이까지 다 남아있어 힘들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었다.
사실 이 이야기는 훨씬 오래 전에 시작된 것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 전, 마동석이 미국에 건너갔을 당시 그의 집에 칼 든 강도가 들었던 사건이 발생했었다. 그는 “트라우마는 아니다. 어릴 적엔 놀란 거다. 어쨌든 범죄 아닌가. 이유 없이 사람을 해할 수 있는 거니까 말이다. 화가 났지만 나도 똑같이 하는 게 아니라 악당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나타난 거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 사건 이후 마동석은 경찰이 되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그는 “집이 어려워져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건데, 만약 정상적인 생활만 했더라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이 생기지 않나라는 질문에 마동석은 “당시엔 열망보다 먹고 살기가 더 급했다. 대학교도 일을 한참 하다가 나중에 갔다. 안 갈까 하다가 경찰 준비하려고 간 것도 있다. 아카데미에 가려면 일단 학교를 졸업해야 하니까. 경찰은 되고 싶었지만 되지 못했다. 아무래도 미국 사람에 비해 영어가 부족한데 작문을 잘 해야 했다. 공부만 해도 벅찼을 텐데 낮엔 트럭도 몰고 중식당 설거지도 해야 했다”라며 당시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렇다면 ‘범죄도시’의 마석도 캐릭터는 마동석의 어린 시절 로망이 담긴 캐릭터일 수도 있다. 마동석은 “형사로서 제일 보여주고 싶은, 이 영화에서 제일 잘 맞는 캐릭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안의 조그만 것들을 확대해서 보여준 거다. 웃기고 싶은 것도 있고 진지한 것도 있다. 화도 있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이 영화에 잘 들어맞느냐 생각하면서 뭘 덧붙여야 하는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작품 선택에 이런 과거가 영향을 주냐는 질문에 마동석은 “그런 것 같다. 앞서 찍었던 ‘이웃사람’ ‘더 파이브’ 같은 영화를 나도 모르게 좋아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다른 장르 영화도 찍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형사물도 찍을 거다”라고 답했다.
그의 열망은 ‘범죄도시’ 시리즈물로도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마동석은 “나쁜 사람들을 하나씩 없애는 마석도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다. 이번 영화가 잘 되면 시리즈로 하고 싶다. 다음 스토리도 이미 만들어 놓은 게 있다. 주변에 아는 형사가 많아 20가지는 더 할 수 있다.(웃음) 과하거나 익숙한 설정을 빼고 나서 다른 캐릭터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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