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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정 또 자중지란… 트럼프-상원 외교위원장 말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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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정 또 자중지란… 트럼프-상원 외교위원장 말 난타전

입력
2017.10.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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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틸러슨 격찬한 코커에 “선거지원 구걸”

코커 “백악관은 성인탁아소 전락” 응수

북핵 해법 등 주요 어젠다 놓고 잦은 이견 표출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EPA 연합뉴스
밥 코커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공화당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과 인신공격에 버금가는 설전을 주고받았다. 코커 위원장이 북한 핵문제 해법을 놓고 대화론을 주장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두둔했다는 이유인데 그가 원래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측근 인사였던 터라 당정 파열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표로 해석된다.

발단은 코커 위원장이 지난주 ‘대북 대화채널 가동’ 사실을 공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간 낭비’라고 면박당했던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을 “3인방이 우리나라를 혼란 상태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칭찬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밥 코커 의원은 중간선거 때 자신을 지원해달라고 구걸했지만 나는 ‘노(No)’라고 말했고 그는 중도 하차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국무장관직도 원했으나 나는 거절했다. 끔찍한 이란 핵 합의에도 책임이 있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코커가 우리의 위대한 어젠다에 부정적 목소리를 내며 훼방 놓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는 (재출마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코커 위원장은 최근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러자 코커 위원장도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이 성인탁아소로 전락해 부끄럽다”며 즉각 응수했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코커가 트럼프의 지원 요청 거절 때문에 중간선거 출마를 포기했다는 얘기는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오히려 트럼프가 지난주 코커에게 전화를 걸어 불출마 결심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미 언론은 ‘자중지란’으로 비치는 당정 갈등이 다시 표면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가 이란핵협정을 취소하더라도 이후 인증 절차 권한을 쥐고 있어 얼마든지 제동을 걸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코커를 멀리하는 것은 입법 어젠다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모험”이라고 지적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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