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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30분에 25달러, 미 ‘반려견 산책도우미’ 알바 인기

입력
2017.10.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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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산책 중개 업체인 왝사가 홈페이지로 산책도우미 신청을 받고 있는 모습. 왝사 홈페이지 캡처
반려견 산책 중개 업체인 왝사가 홈페이지로 산책도우미 신청을 받고 있는 모습. 왝사 홈페이지 캡처

반려견의 나라 미국에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떠오른 신종 아르바이트가 ‘반려견 산책’이다. 업무나 약속 때문에 바쁜 주인 대신 반려견을 집 밖으로 데리고 다니며 운동을 시켜주는 이 일은 예전에야 이웃이나 동네 꼬마, 점포 주인들이 용돈을 조금 받고 해줬지만 이젠 ‘반려견 산책 도우미’(dog walker)라는 명칭을 단 인력을 공급하는 전문 회사들이 등장해 수천 억대의 시장을 주무르는 대형 비즈니스가 됐다. 이렇게 커진 시장에서 산책 도우미가 되기 위해 많은 일반인이 몰려들고 있지만, 명문대 입학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의 관문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반려견 산책’ 업계의 규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온라인 중개업체의 성장세다. 택시업계의 ‘우버’처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반려견 주인과 산책 도우미를 실시간으로 연결시켜주는 대표적인 업체가 로버(Rover)와 왝(Wag!)이다. 2011년 시애틀에서 설립된 로버는 지난해만 미 전역에서 1억 달러가량의 매출을 기록했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한 왝도 뉴욕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이번 여름에만 25개 지역의 시장을 더 늘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전했다.

산책 도우미들은 이 회사들의 앱 서비스에 등록한 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반려견 주인의 요청 메시지가 뜨면 이에 응답해서 산책 서비스에 나서는 데, 30분당 15~25달러 정도를 받는다. 20%의 수수료를 제외해도 미 연방정부가 책정한 2017년 최저임금 기준인 7.25 달러를 훨씬 웃돈다. 도우미가 되기 위해서 특별한 자격증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이렇다 보니 이들 회사에 산책 도우미로 등록하려는 대학생이나 주부, 심지어 자영업자들의 신청서가 폭주하고 있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일 자체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여가 시간을 이용해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짭짤한 아르바이트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단순히 반려견을 애호하는 마음만 갖고는 등록 관문을 통과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12만명이 넘는 산책 도우미를 보유한 로버의 경우 신청자의 15% 정도만을 등록했고, 왝은 심사를 통해 신청자의 5%만 받아들였다”며 “반려견 산책 도우미 직업 구하기가 하버드대 입학과 비슷하다”고 치열한 구직 경쟁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 입장에선 최근 반려견 관련 안전사고가 늘고 있는 만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신청자들의 자격과 배경을 깐깐하게 심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신청자는 왝과의 전화 면접에서 ‘개가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면 개의 눈을 쳐다볼 것이냐’ 질문을 받고 ‘예’라고 답했다가 곧바로 탈락했고, 어떤 신청자는 면접을 거친 뒤에 “지역 동물 보호소 봉사 활동을 통해서 애완동물 안전에 관해 공부를 다시 하라”는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며 WSJ은 탈락자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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