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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45분’ 붉은 사직구장의 혈투 끝낸 지석훈-권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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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45분’ 붉은 사직구장의 혈투 끝낸 지석훈-권희동

입력
2017.10.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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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권희동이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 결승 1타점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NC 권희동이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연장 11회 결승 1타점 2루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야구 도시’ 부산 사직구장은 8일 롯데와 NC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를 앞두고 붉게 물들었다. 롯데가 2012년 플레이오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르자 부산 팬들은 붉은 색의 ‘동백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 2만6,000석을 빈틈없이 채웠다.

부산의 시화(市花) 동백꽃을 모티브로 올해 첫 선을 보인 동백 유니폼은 팬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규시즌 동안 이 유니폼을 입을 때 승률(7승3패)도 좋아 ‘승리의 상징’으로 통했고, 출시했다 하면 불티나게 팔렸다. 이날도 구단 용품 판매처에는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추가로 공급한 1,000벌 모두가 동 났다”고 설명했다.

대진표 또한 ‘가을 야구’에 목말랐던 부산ㆍ경남 지역의 팬들을 설레게 했다. 과거 롯데의 제2연고지였던 창원 마산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지역 라이벌 NC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SK를 꺾고 올라오며 포스트시즌 첫 ‘낙동강 더비’가 성사됐다. 롯데는 2013년 1군에 뛰어든 NC와 상대 전적에서 최근 3년 연속 열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에는 1승15패로 굴욕을 당했다. 그러나 3위를 차지한 올 시즌엔 9승7패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붉은 물결을 이룬 사직구장. 부산=뉴시스
붉은 물결을 이룬 사직구장. 부산=뉴시스

두 팀은 시리즈를 앞두고 “즐겁고 재미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1차전부터 4시간45분에 걸친 연장 11회 혈투를 펼쳤다. 첫 경기는 시리즈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26차례 열린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PO에 진출한 것은 22차례. 확률은 무려 84.6%에 달한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제일 중요한 경기”라며 “승기를 잡느냐, 못 잡느냐가 1차전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붉은 사직구장의 전쟁 첫판은 4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한 ‘아우’ NC가 가져갔다. ‘백업 인생’ 지석훈(33)이 북을 치고, 신형 거포 권희동(27)이 장구를 쳤다. 7회말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지석훈은 2-2로 맞선 연장 11회초 선두 타자로 나가 롯데의 5번째 구원 투수 박시영의 초구를 통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지석훈은 7번 권희동 타석 때 박시영의 공이 포수 뒤로 살짝 빠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내달렸다. 무사 3루 절호의 기회를 지석훈이 만들자 권희동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결승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 안타로 권희동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NC는 계속된 기회에서 포스트시즌 개인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작렬한 모창민의 쐐기 만루포 등 6점을 더 보태 롯데를 9-2로 꺾었다. 양 팀은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NC와 롯데는 2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우완 장현식(22), 좌완 브룩스 레일리(29)를 예고했다.

만루포를 터뜨린 모창민. 부산=연합뉴스
만루포를 터뜨린 모창민. 부산=연합뉴스

이날 기선은 NC가 잡았다. 롯데의 경계대상 1호로 꼽힌 NC 톱 타자 박민우가 1회초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2사 3루에서 4번 재비어 스크럭스의 타석 때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폭투가 나오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 들었다. 홈에서 린드블럼의 태그보다 박민우의 손이 빨랐다는 심판 판정이 나오자 롯데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을 지켜보는 사직구장은 깊은 침묵이 흘렀다. 판독 결과 세이프 원심이 유지되자 3루 측 NC 원정 팬들의 함성만 들렸다. NC는 4회초 2사 1ㆍ2루에서 권희동의 1타점 우전 적시타에 힘입어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롯데는 4회말 반격에서 황진수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따라붙었다. 7회초 2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롯데는 8회말 2사 후 대타 박헌도가 상대 구원 투수 김진성의 2구째 시속 144㎞ 직구를 힘껏 밀어 쳐 우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박헌도의 대타 홈런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두 번째다.

경기 막판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는 연장까지 이어졌으나 11회초 지석훈과 권희동의 연속 2루타, 모창민의 만루 홈런으로 결국 NC가 웃었다.

부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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