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가을 야구가 열린 부산 사직구장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8일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2만6,000석은 모두 꽉 찼다. 이번 시리즈 마지막 5차전까지 예매 분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낙동강 더비’는 최고의 흥행 카드였다. 경기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연장 10회까지 두 팀은 팽팽한 승부를 펼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11회초에 한 순간 가라앉았다. 롯데는 11회초 수비에서 포스트시즌 사상 연장전 한 이닝 최다인 7점을 NC에 헌납하며 무너졌다. 11회초 NC 모창민 타석 때는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소주 페트병이 날아들었다. 경기 분위기가 NC로 넘어가자 홧김에 한 관중이 투척한 것이다. 소주는 야구장에 반입 금지된 품목이다.
공교롭게도 소주 페트병은 이날 공수에 걸쳐 부진했던 롯데 포수 강민호 옆으로 떨어졌다. 강민호는 이날 5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득점권 기회를 잇달아 놓치는 등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수비에서도 상대에 준플레이오프 팀 최다 도루 4개를 허용하며 굴욕을 맛 봤다.
붉은 물결을 이뤘던 사직구장의 야구 축제는 첫날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마무리됐다.
부산=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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