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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월수입 400만원… 일본 유흥가 호객꾼 20%가 대학생

입력
2017.10.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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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유흥업소 밀집지구인 도쿄 신주쿠(新宿)구 가부키초(歌舞伎町)의 입구. '가부키초 일번가(一番街)'라고 쓰인 간판 뒤로 유흥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최대 유흥업소 밀집지구인 도쿄 신주쿠(新宿)구 가부키초(歌舞伎町)의 입구. '가부키초 일번가(一番街)'라고 쓰인 간판 뒤로 유흥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연말 송년회 시즌을 앞두고 호객행위(일명 삐끼) 근절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고소득을 노리는 대학생들이 호객 시장을 쉽게 떠나지 않고 있어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 오사카(大阪)시는 바가지 요금의 온상인 호객행위에 동원된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의 실명을 공표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이에 다른 지자체들도 같은 호객행위 근절 대책을 적용할지 고심중이다. 실제 시행할 경우 대학생들의 행복추구권을 막고 자칫 명예훼손 관련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만큼 효과적인 호객행위 근절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오사카시는 2014년 10월부터 시행한 호객행위적정화조례를 통해 도톤보리(道頓堀) 등 지정구역내 호객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현장에서 당국 지도원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호객행위 관련자에겐 5만엔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지자체 홈페이지에 이름과 주소를 공개토록 해왔다. 하지만 시행 3년이 지나도록 음식점 주인 등 7명의 이름만 공개됐을 뿐이다. 호객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실효를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시에 따르면 지난 8월말까지 올해들어 단속된 호객행위자 1,315명 중 20%가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실제 호객행위를 막으려면 현장의 대학생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고객이 낸 술값 중 20%를 보수로 챙길 수 있어 이 점에 눈이 먼 대학생들을 막아야 효과적인 대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언론들은 “호객방지조례로 한동안 감소했던 대학생아르바이트생들이 2015년부터 다시 증가하자 이들도 명단공개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전했다.

효고(兵庫)현도 관련자 명단을 공표키로 한 비슷한 조례가 있지만 실제 적용은 자제해왔다. 지난 7월 아르바이트 활동을 그만둘 것을 호소하는 전단지를 관내 대학에 배포했을 뿐이다. 하지만 대학생이란 이유로 계속 제외할지 연말을 앞두고 다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다만 일본 최대 유흥가인 가부키초(歌舞伎町)가 있는 도쿄 신주쿠(新宿)구는 명단 공개대상을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상점으로 한정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호객 시장에서 발을 빼지 못하는 것은 금전적 보상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마이니치(每日)신문 등의 조사에 따르면 호객 대학생은 보통 저녁부터 밤 11시까지 유흥가에서 손님 끌기로 한달에 40만엔(약408만원) 가까이 번다. 연 100만엔쯤 되는 학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은 물론 여행을 다녀도 수중에 돈이 남는다고 한다. 친구를 아르바이트에 끌어들이면 소개료도 챙길 수 있다. 화술과 요령이 좋은 학생들은 송년회 시즌엔 100만엔 이상 버는 경우도 회자된다. 업소측에서 조례위반 이름 공표로 졸업후 취업활동에 치명적 족쇄가 된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도 잠시 겁먹은 표정만 지을 뿐이라고 한다. 다른 아르바이트로는 상상할 수 없는 높은 수익성에 연말을 앞둔 대학생들이 불나방처럼 유흥주점가로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일본 오사카의 대표적 번화가인 도톤보리의 대형 간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오사카의 대표적 번화가인 도톤보리의 대형 간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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