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당 창건일 기념일 잇따라
北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美 트럼프 “폭풍 전 고요” 위협
ICBM 화성-13 기습발사 가능성
한미, 대북 감시자산 증강 운용
10월 들어 한반도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달 유엔 총회 전후 최고 수위의 설전을 벌였던 북미가 여전히 출구를 못 찾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추가 도발 준비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이달 초 동료 의원 2명과 함께 평양에 다녀온 안톤 모로조프 러시아 하원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모로조프 의원은 6일 미 블룸버그통신에 “북한 관리들이 더 강력한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며 “그 미사일이 미국 (서부) 해안을 타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험이 계획된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2,000㎞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시점으로 노동당 창건일인 10일과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일인 18일을 주목하고 있다. 내부 결속을 극대화하기 위해 당 창건일을 전후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시진핑 정권 집권 2기가 선출되는 중국 잔칫날에 재를 뿌려 유엔 제재에 동참한 중국에 불만을 터뜨릴 수도 있다는 게 당국의 관측이다. 북한이 도발에 나선다면 이미 몇 번 공개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ICBM 화성-14형의 추가 발사가 유력하다. 고체연료를 쓰기 때문에 기동성이 좋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과 신형 ICBM 화성-13형 시험 발사도 가능한 도발 카드다.
이에 한미 군사 당국은 북한의 도발 징후 포착에 집중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8일 “아직 임박 징후는 없지만 일부 미사일 시설이나 기지 등에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이 언제든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군의 판단”이라며 “격상된 대북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군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고공 전략정찰기 U-2S, 우리 군은 정찰기인 RC-800(금강ㆍ백두)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E-737), 해상초계기 P-3C 등 대북 감시 자산들을 증강 운용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 징후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극적 발언은 한반도 위기를 더 증폭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군 수뇌부와의 회의를 마친 뒤 현 상황에 대해 “폭풍 전 고요일 수 있다”고 발언한 데 이어 7일 다시 트위터를 통해 대북 대화ㆍ협상 무용론을 거듭 주장하면서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때는 군사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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