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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 암초 만난 삼성ㆍ LG 세탁기, 두 번의 고비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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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 암초 만난 삼성ㆍ LG 세탁기, 두 번의 고비 넘어야

입력
2017.10.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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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구제조치 공청회 거쳐

내달 21일 2차 투표서 수위 결정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효 우려가 커진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용산점에 삼성(위)과 LG(아래)의 프리미엄 세탁기들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효 우려가 커진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용산점에 삼성(위)과 LG(아래)의 프리미엄 세탁기들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수출이 자국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판정한 후 우리 수출업체들 사이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의 공포가 엄습했다. 삼성과 LG는 ‘구제조치 공청회’와 ITC ‘2차 투표’의 고비를 넘어야 연간 수출액 1조원이 넘는 미국 세탁기 시장을 지킬 수 있다.

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미 ITC가 현지 가전업체 월풀의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해 내린 자국 산업 피해는 일종의 예비판정이다. ITC는 오는 19일 삼성과 LG, 월풀 대표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거쳐 다음 달 21일 2차 투표로 제재 방법과 수위를 결정한다. 이어 ITC가 오는 12월 4일 백악관에 보고서를 올리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를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를 주창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과 LG가 예비판정을 뒤집을 기회는 공청회와 2차 투표다.

총력 대응에 나선 삼성과 LG는 청문회 전 ITC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도 ITC 결정이 세이프가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오는 11일 삼성ㆍLG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한다. 우리 정부는 ITC에도 강경한 공식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삼성과 LG의 대응 논리는 명확하다. 월풀의 미국 시장 점유율 하락은 경쟁력의 저하일뿐 월풀이 산업적 피해를 보지 않았고, 세이프가드 발효시 최대 피해자는 미국 소비자란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삼성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LG가 테네시주에 각각 세탁기 공장 설립에 나서는 등 현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프가드는 전면 수입금지가 아닌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방식이나 관세 조정 등이 일반적이다. 다만 현재 1%대인 세탁기 관세가 두 자릿수로 뛴다면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가전업계는 월풀이 완제품은 물론 모터와 세탁조 등 주요 부품까지 세이프가드 청원 대상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미국에 짓는 세탁기 공장까지 무력화하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언론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보도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유통업체 등 월풀과는 이해관계가 다른 현지 업계의 이해관계를 부각해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가전업계 최대 라이벌인 삼성과 LG는 미 세이프가드 발효 우려에 또 한 번 같은 배를 타게 됐다. 삼성과 LG는 2011년부터 시작된 월풀의 한국산 세탁기와 냉장고 덤핑 조사 의뢰, 세이프가드 청원 등 4차례의 공격에도 함께 맞선 바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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