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에 합류
최룡해, 6개 보직에 2개 추가
최휘 중앙위 부위원장도 주목
북한이 노동당 핵심 보직 인사를 통해 '김정은의 노동당'을 위한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초고속 승진했고 한때 하락세로 보였던 최룡해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건재를 과시했다.
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은 전날 제7기 2차 전원회의를 열고 박광호, 박태성, 태종수, 안정수, 리용호를 정치국 위원으로, 최휘, 박태덕, 김여정, 정경택을 후보위원으로 선출했다. 또 박광호, 박태성, 태종수, 박태덕, 안정수, 최휘는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올랐고 최룡해, 리병철, 정경택, 장길성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부상이다. 김여정은 지난해 5월 당 중앙위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중앙위원에 오른 뒤 17개월 만에 당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국 후보위원에 합류했다. 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은 통상 공산국가에서 요직으로 통하는데 북한의 경우 30명이 채 안 된다. 당 중앙위 위원ㆍ후보위원은 250명 가량이다.
김 부부장은 현재 만 30세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가 만 42세에 당 중앙위원이 된 뒤 66세 때인 2012년 위원으로 정치국에 가세한 것에 비하면 아주 빠른 속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여정은 ‘로열 패밀리’ 일원으로 김정은의 신임이 두텁다”며 “김정은 유고 때 김여정이 최고지도자 자리를 승계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약진도 주목된다. 현재 당 중앙위 부위원장 말고도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위 위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모두 6개의 공식 보직을 맡고 있는 그는 이번에 당 중앙군사위 위원과 당 부장 보직을 새로 받아 총 8가지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2014년 4월 인민군 총정치국장 직에서 물러나 당 중앙위 부위원장(근로 단체 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군부 장악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번 인사로 당ㆍ정ㆍ군을 아우르는 핵심 실세로 인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노동당 비서에 해당하는 당 중앙위 부위원장 9명 중 6명이 새로 선임된 것도 파격이다. 특히 지금껏 김기남 부위원장이 해왔던 선전선동 업무를 최휘 신임 부위원장이 도맡게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이번 인사가 집권 6년째에 접어든 김정은 정권의 세대 교체 일환이라는 게 대체적 해석이지만 박태성ㆍ태종수 등이 김정일 집권기 등용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의미 부여라는 반론도 없지 않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