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유엔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러시아 기업이 운영하는 북한의 화물ㆍ여객선 만경봉호가 북한과 중국의 무역중계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중국에서 북한 선박 입항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북한측이 러시아에서 다른나라 선박에 화물을 옮겨 실어 중국으로 수출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발로 7일 보도했다. 통신이 입수한 지난달 14일과 29일 선박의 운송화물 내역이 담긴 선하증권(B/L)에 따르면 만경봉호는 북한 라선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약 16톤의 알루미늄을 수송했다. 최종 목적지는 중국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으로, 북한 선적 이외의 선박으로 옮겨 실어 운송할 계획으로 표기돼 있었다.
알루미늄을 옮겨 싣는 데는 다른 러시아 기업이 관여했다. 만경봉호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담배와 마작 기구를 싣고 북한으로 돌아갔다. 통신에 따르면 만경봉호 운영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 스트로이 트레스트’측은 “대북제재로 북중 항로가 차단돼 화물 운송 업무가 우리에게 왔다”며 “알루미늄은 대북 무역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통신은 “회사측은 제재 위반이 아니라고 하지만, 중국의 대북 압박이 강화된 후 러시아를 경유해서 제재 망을 피하려는 북한의 수법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